[사설] 태극기 변형한 세월호기는 국기모독행위다
태극기는 국민통합의 상징이다. 국가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태극기 아래에서 국민은 하나가 됐다. 3·1독립운동, 8·15광복, 4·19혁명, 87년 6월 항쟁 때도 태극기는 항상 국민 곁에 있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태극기 아래에서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쳤다.
그런데 올해 3·1절 행사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태극기 사용이 제한됐다. 또 대통령 탄핵촉구 촛불시위에서는 태극기를 변형한 세월호기까지 등장했다. 태극기 중앙의 태극문양 한복판에 반타원형 X자모양의 노란색 세월호 리본을 새겨넣은 변형된 태극기였다.
3·1절 태극기의 의미는 남다르다.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난 국권회복을 의미하고 민족자존의 가치를 드높인 선열들의 위업을 기린다. 또 독립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민족의 애국심을 고취하는 뜻도 갖는다.
일부 촛불시위대가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노란 리본의 그림을 태극문양의 정중앙에 그려 넣은 것은 이러한 태극기의 의미와 가치를 훼손하고 국기를 모독하는 행위다. 세월호 희생자들은 건국유공자도, 독립투사도 아니다. 또 나라를 지키거나 공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도 아니다. 왜 세월호 희생자들이 태극문양의 정중앙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가.
그래서 일부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이를 두고 공산주의였던 구 동독의 국기와 비교한 것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구 동독의 국기는 구 서독의 검정 빨강 노랑의 삼색기의 한복판에 망치를 그려 넣은 문양이다.
또 일부 지자체가 3·1절 행사에서 태극기 사용을 제한한 것도 납득할 수 없다. 이들 지자체는 3·1절 행사에서 태극기를 사용하면 대통령탄핵 반대세력으로 비춰질 것 같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한다. 이는 지자체 스스로가 대한민국의 구성원임을 부정하는 행위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지난달 28일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3·1독립운동의 상징인 태극기를 시위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대한민국 국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권 의원의 발언은 그가 대통령탄핵을 추진하는 정당의 의원이기 때문에 탄핵에 반대하는 단체 또는 시위자들의 태극기 사용을 제한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태극기는 모든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기다. 훼손하거나 국가모독이 아닌 나라사랑목적으로 사용된다면 어떤 명분으로도 이를 제한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처벌대상은 태극기를 세월호기로 둔갑시킨 촛불시위대나 국경일에 태극기 사용을 제한한 지자체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