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 사퇴 “이제 입 열렸으니 속시원히 할말 하겠다”

김인희 기자|2017/04/10 17:1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35대·제36대 홍준표 도지사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0일 경남지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홍 후보는 공직자의 선거개입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몸으로 대선 레이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열린 지사 퇴임식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 안보, 경제, 사회대란에 빠져 있고 정치판은 아수라장, 미국 정치권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가능성을 논의하는데 아무도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대란대치’의 지혜를 통해 거대한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홍 후보는 “4년4개월의 ‘하방’(下放)이란 귀중한 경험과 성과를 가지고 천하대란의 현장으로 나간다”며 “지금은 지혜와 용기, 위기에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달 남은 대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선거일 30일 전)을 3분 남긴 9일 밤 11시 57분에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에게 전자문서로 사임통지서를 보냈다. 홍 후보의 사퇴서는 자정을 넘겨 경남도 선거관리위원회에 통지되면서 경남지사 보궐선거는 무산됐다.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르는 보궐선거는 30일 전까지 실시사유가 확정되어야 하는 공직선거법상 규정 때문이다.

홍 후보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무산된 것을 해명했다. 홍 후보는 “반대측 반발이 있지만 임기 1년 남짓한 도지사 보선을 피하기 위해 지난 10여일 대선 선거운동을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사퇴를 늦췄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피나는 노력 끝에 흑자도정을 이뤘는데 보궐선거 실시로 안 써도 되는 도민의 세금 수백억이 낭비되는 사태를 막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홍 후보가 보궐선거를 무산시키기 위해 일부러 사퇴시한을 늦췄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이날 “홍준표 방지법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보궐선거비용이 정말 걱정이 되었다면 본인이 지사직을 그만두지 말고 출마하지 않았어야 된다”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경북 상주에서 보궐선거에 나서는 김재원 한국당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섰다. 홍 후보는 유세장에서 “(경북지사 사퇴로)이제 입이 열렸으니 남은 대선 기간 동안 보수세력이 하고 싶었던 말들을 속시원하게 하겠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보수세력이 침묵하고 있지만 때가 되면 다시 결집해 보수의 힘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