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라오스-말레이 3자 전력협정 추진…‘아세안 전력망’ 가시화

김은영 기자
2017/06/21 14:47

사진출처=/wikimedia commons


태국·라오스·말레이시아가 3자 전력 교역 협정 체결을 추진하면서 ‘아세안 전력망(Asean Power Grid)’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태국 더네이션은 20일 태국이 오는 9월 필리핀에서 열릴 아세안(ASEAN) 에너지 장관 회의에서 이웃인 라오스·말레이시아와 3자 전력교역 협정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리퐁 부차움 태국 에너지부 사무차관에 따르면 이 협정은 태국의 송전 시스템을 이용한 라오스·말레이시아 간 전력 매매를 위한 것으로, 관련 전력 규모는 100MW(메가와트)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라오스가 전력을 생산해 말레이시아에 판매하고, 태국은 송전 수수료를 지불받는 형태다.

말레이시아도 에너지 공급 강화 행보에 따라 오는 9월 태국·라오스와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현지 베르나마통신은 최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는 특히 향후 30년 안으로 오래된 석탄화력발전소들의 가동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이용을 확대하는 데 관심이 있다. 맥시무스 옹킬리 말레이시아 에너지녹색기술수자원부 장관은 “우리는 아세안 전력망의 일환인 PPA가 9월 체결될 것이라는 데 낙관적”이라면서 “내년 1월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범 사업을 통해 말레이가 이웃 국가들로부터 재생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국의 부차움 사무차관은 “이번 협정은 태국·라오스·말레이시아 전력 거래의 기틀을 마련하고 아세안 전력망의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면서 “이들 3국 간 전력망 통합으로 다른 아세안 국가들도 같은 방향을 향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말레이시아가 향후 라오스로부터 얻은 전력의 일부를 싱가포르에 판매하는 것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세안 전력망은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모든 아세안 국가들 간 통합 전력 시스템을 구축, 국경을 넘어 전력 교역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1997년 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비공식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아세안 비전 2020’ 하에 처음 제안됐지만 의사결정 지연 등의 이유로 그동안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들의 전체 전력 수요는 2013년 789Twh(테라와트시)에서 2040년 2212Twh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특히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의 중심부에 위치한 태국은 지역 내 송전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일례로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서 다수의 수력 발전용 댐에 투자해온 중국은 이미 송전 서비스와 관련해 태국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차움 사무차관은 이와 관련해 “현재 라오스와는 이미 송전선이 연결된 상태”라며 “만일 우리가 캄보디아와도 송전선을 연결할 수 있다면,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서 생산된 전력이 우리의 송전 시스템을 통해 다른 국가들로 판매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미얀마 다웨이 산업단지로 송전선을 연결하기 위한 검토 작업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미얀마가 라오스로부터 전력을 공급받길 원한다면, 태국 칸차나부리 주를 통해 송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태국은 인접국들과 전력 개발을 위한 공동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태국은 캄보디아와 수력 전기 관련 협동 프로젝트인 ‘스텅 남(Stung Nam)’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남서부 코콩 주에 석탄화력발전소 건립과 관련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또 미얀마와는 양국 모두의 전력 조달에 도움이 될 ‘만 통(Man Tong)’ 댐 개발 계획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으로, 부차움 사무차관은 이 협상이 올해 안으로 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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