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공식 업무 돌입…검찰개혁·인적쇄신 본격화
이진규 기자|2017/07/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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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이로써 김수남 전 총장이 지난 5월 11일 퇴임한 지 약 2달 만에 총장 공석 사태가 해결됐다.
문 총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최근 국민의 검찰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저조하다”며 “검찰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 국민은 내부비리, 정치적 중립성 미흡, 과잉수사, 반성하지 않는 자세 등을 꼽고 있다”고 밝혔다.
새 정부 초반 검찰조직을 이끌게 된 문 총장은 ‘적폐청산’이라는 국정과제를 실현해야 하는 책무를 맡게 됐다. 문 총장은 검찰의 막강한 권한을 내려놓는 동시에 부정부패 수사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문 총장은 아울러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검찰개혁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검찰총장 직속의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을 개편하는 방안은 이미 논의가 진행 중이다. 대검 관계자는 “범죄정보기획관실의 역할, 대외활동 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인 방침을 정하는 등 조직을 재편성한 후 수사관 선발 등 절차를 거쳐 범죄정보기획관실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 등에 대한 문 총장의 입장이 새 정부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향후 검찰개혁이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 총장은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 문제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수사 기록만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수사권 조정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또 공수처 신설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있다”며 구체적 답변을 유보했다.
이에 일각에선 검찰개혁에 대한 문 총장의 입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새 정부의 뜻과 달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총장 임명이 마무리되면서 대대적인 검찰 내 인적쇄신이 단행될 전망이다. 26일 예정된 법무부 검찰인사위원회의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는 인적쇄신의 시작점으로 여겨진다.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선거 등으로 검찰 인사는 장기간 미뤄진 상태다.
특히 이번 인사는 문 총장의 조직 안착 여부를 가늠할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새 정부의 첫 검찰 인사인 만큼 과거 권력에 눈치 보기식 수사를 한 검사들을 대대적으로 솎아낼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 취임 전부터 좌천 인사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53·19기)과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51·20기), 전현준 전 대구지검장(52·20기), 정점식 전 대검찰청 공안부장(52·20기) 등이 지난달 줄줄이 검찰을 떠났다.
이어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54·17기)과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54·18기) 등 유력 총장 후보로 지목됐던 고위간부들도 잇따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검찰 고위간부 인사의 폭은 그 어느 때보다 넓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