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없는 북한, 정전협정 미사일 도발 가능성…대화기조 후퇴 불가피
27일 상호 적대행위 중지 무산, 오히려 북한 미사일 발사준비 정황만 포착
정부, 27일 지나도 북한과 대화기조는 그대로…한미연합 UFG 연습 변수
최태범 기자|2017/07/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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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만 잇따라 포착되고, 6·25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인 27일을 전후로 미사일 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앞으로 남북관계는 대화가 아닌 대결구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북한으로서는 정전 체제의 불안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을 도발의 ‘디데이’로 택해 미국 독립기념일이었던 지난 4일 ICBM급 미사일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대형 도발로 극적인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다음 달 중순에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까지는 대립 구도를 유지한 뒤 9월 이후에나 대화 제스쳐를 보여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일단 정부는 북한 도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둔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제안했던 정전협정 체결일을 기한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상호중지’는 무산됐지만 앞으로도 군사회담 등 소통로는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7일이 지났다고 해서 군사회담 제안을 철회하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도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호응을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군사당국회담 제의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없는 상황”이라며 “대화의 데드라인은 없고 정부는 차분하고 담담하게 북측의 호응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는 그동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며 “잘 되는 경우는 잘 되는 경우대로 또 어려운 상황은 어려운 상황대로 거기에 맞춰서 차분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로서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낼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남북 군사회담은 대북확성기 중단 등 북한 입장에서 ‘체제 존엄’을 지키기 위한 여러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도 안 보여줬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수정제안을 할 수도 없고, 지금은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북한이 단지 무응답하고 있을뿐 회담을 무산시키려고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뒤늦게라도 성사될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감도 나온다.
변수는 다음달 하순 진행될 연례적인 한·미 연합훈련인 UFG 연습이 꼽힌다. 북한이 이에 반발해 무력시위를 벌이면, 미국은 한반도에 전략무기를 적극 전개하게 되고 이 경우 우리 정부의 대화기조는 후퇴가 불가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