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권 외통위원장 “남북 핫라인 복원, 대화 물꼬 트자”
[20대 국회 상임위원장에게 듣는다-릴레이 인터뷰 ②] 심재권 외교통일위원장..."남북관계 개선이 핵심 현안"..."비정치적 분야 우리가 주도해야"..."올해와 내년 남북관계 개선 결정적 시기"..."대북 특사 필요"
박지숙 기자|2017/08/2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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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위원장은 오늘(21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 따른 남북간 군사적 긴장 가능성에 대해 “UFG 훈련은 북한을 공격하기 위한 게 아니라 북한으로부터 공격을 방어하는 연습”이라고 설명했다. 심 위원장은 “그럼에도 북한은 자신들에 대한 공격연습이라고 반응한다”면서 “그래서 UFG 훈련 후 북한 도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심 위원장은 “대한민국 외교·안보에서 올해와 내년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올해와 내년은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결정적 시기”라고 제언했다. 심 위원장은 이날 국회 외통위원장실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아투TV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최근 북·미간 강대강 대치 속에 조성된 한반도 안보 위기와 남북문제에 대한 해법을 자세히 밝혔다.
“일촉즉발로 고조된 위기는 조금 가신 듯하다. 하지만 위기의 본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금 북한은 ‘핵무장 로드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도 완성하고 핵탄두도 만들고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체계도 갖추는 등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인 북한 핵문제 해결책이 나오기 전에 북측 도발이 있을 수 있어 한반도 위험의 근거는 상존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늘(21일)부터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시작된다. UFG 훈련은 북한을 공격하기 위한 게 아니라 북한으로부터 공격을 방어하는 연습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자신들에 대한 공격연습이라고 반발한다. 그래서 UFG 훈련 후 북한 도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중국역할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 역할은 두말 할 나위 없이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북한 무역의 90%이상을 중국과 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생명줄’이다. 중국의 원유 수출이야말로 북한 사회를 일거에 마비시킬 수도 있는 ‘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중국만이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건 무리다. 현 단계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하거나 적대시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중국의 입장과 한계를 깊이 검토해야 한다. 중국이 거듭 ‘쌍궤병행쌍중단(雙軌竝行雙中斷)’을 강조한다. 한반도 북핵 문제 해결을 하는 데 있어 북한은 핵 도발을, 한·미는 군사훈련을 중단하고(쌍중단), 북한은 비핵화에 나서고 한·미는 북한과 평화협정에 나서라는 것(쌍궤)이다. 이 제안을 검토해야 한다.”
-보수야당들은 북한에 대한 원유수출을 중국이 중단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하는데?
“미국과 국제사회, 유엔(UN)이 더 큰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미국과 국제사회는 한국과 함께 중국에 요청하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갖는 기본 입장과 한계, 정책 제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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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무용론이라기 보다 ‘제재한계론’이 맞는 말이다. 제재는 필요하다. 하지만 제재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동안 모든 제재안들이 대화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해서 진솔하게 문제를 검토하도록 하는 데 제재를 활용하는 것이다. 제재가 한계가 있는 만큼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다시 국제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제언을 한다면?
“어디까지나 대한민국 국익이 최우선이다. 특히 분단 상황 속에서 한·미 동맹은 안보의 핵심 축이다. 또 한·중, 한·일, 한·러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 간 관계가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남북관계다. 가장 큰 외교·안보 현안은 바로 남북관계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킬지 해법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 지금 남북간‘군사 핫라인마저 단절됐다. 판문점에서 핸드(손) 마이크로 북한과 대화를 한다고 하는데 참으로 우스울 만큼 남북간 핫라인이 단절됐다. 정치·군사적 분야와 비정치적 교류를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 정치·군사적 분야는 국제사회와 함께 논의하고 나머지 비정치적 분야만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밝힌 한반도 주도 해결 등 해법은 아주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북한 특사론이 나오는데?
“가능하다면 해야 한다. 공식 만남에서 나눌 수 있는 대화의 폭과 내용이 있고, 특사가 가서 진솔하게 나눌 수 있는 내용이 있다. 남북관계 단절로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가능하면 특사활동 있어야 하고 필요하기도 하다. 특사를 파견할 정도의 신뢰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회 외통위원장으로서 20대 국회 지난 1년 간의 소회와 앞으로 활동 방향은?
“지난 1년은 우리 한국 외교·안보 지형의 최대 격변기였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 한·일 위안부 협정 마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 우선주의, 신보호주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현안 등 격변의 1년이었다.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여건에서 올해와 내년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어떻게 잘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국운의 성쇠(盛衰)를 가름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심과 핵심에는 역시 남북관계가 자리잡고 있다. 지금 우리 여건에서 올해와 내년은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결정적 시기다. 한반도 평화정책이 이뤄지는데 국회 외통위로서도, 저 역시 위원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인터뷰 동영상은 아투TV(www.atootv.co.kr)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