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어려운데…조선업계, 잇따른 인도 연기로 분위기 ‘DOWN’

최현민 기자|2017/09/04 06:00
현존 최대 컨테이너선 ‘OOCL 홍콩’./사진 = 연합뉴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발주처의 잇따른 납기 연장 요청으로 잔금수령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 발주처와의 협의로 손실은 발생하지 않지만, 두 회사는 2014년부터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어 적은 규모의 인도 잔금 수령도 아쉬운 상황이다. 더불어 최근 인력 구조조정과 경쟁 국가에 신규 수주를 내주는 등 악재가 겹쳐 조선업계 분위기가 침체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2014년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의 인도시점을 2019년 3월 31일로 연기했다. 당초 인도일은 지난달 30일이었다. 같은 해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한 대우조선 역시 발주처의 납기연장 요청에 따라 인도일정을 협의중이다. 기존 인도일은 지난달 31일이었다.

두 회사는 발주처의 요청으로 계약기간을 연장하기 때문에 공정 지연과는 무관하게 납기 지연에 따른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잔금 수령 지연은 아쉬운 상황이다. 2014년 삼성중공업의 매출액은 12조8790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0조414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우조선은 15조5615억원에서 12조8192억원으로 각각 19%,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잔금 규모가 크지 않아 유동성 위기는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인력 구조조정과 경쟁 국가에 신규 수주를 내주는 등 악재와 겹쳐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기준 1만3489명의 직원 가운데 올해 상반기까지 2068명을 감축했다. 대우조선 역시 같은 기간 3260명의 인력을 줄였다. 이들은 내년까지 자구안에 담긴 인력 감축 계획에 따라 1000~2000명씩 추가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2만2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9척에 대한 수주전에서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에 일감을 빼앗기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동안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에 대해 자부심이 있었지만 저가 선박 뿐 아니라 초대형·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경쟁에서조차 경쟁국에 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