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서울 곳곳서 찬반집회…“NO 트럼프”vs“한미동맹 강화”

경찰 차벽·방패·채증 캠코더 등장…긴장감 고조

최중현,맹성규 기자|2017/11/07 17: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일인 7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시민단체의 찬반집회가 동시에 열렸다./최중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7일 서울 도심은 시민사회 단체의 찬반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차벽과 방패가 등장해 집회참가자와 경찰 사이에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220여개의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노(NO) 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위협, 무기강매, 강도적 통상압력 트럼프는 돌아가라”며 방한 반대를 주장했다.

이들은 트럼프 방한에 대해 “각종 인종차별과 반이민 정책으로 전세계적 비난을 받고 있는 그가 한미FTA를 더 개악하겠다는 통상압력을 비롯해 위협적이고 강압적인 요구들을 관철하기 위해 이 땅에 온 것”이라고 규정했다.
박석운 NO 트럼프 공동행동 대표는 이날 대표발언을 통해 “트럼프는 전쟁을 위협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해결하는 방안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방안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촛불 정부로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트럼프에 노(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된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이 경호상의 문제를 들어 집회를 제한했다. 이들은 세월호 천막이 있는 광화문 광장 입구 쪽에 진을 치고 ‘TRUMP NO WAR’ ‘한반도에 전쟁이 아닌 진정한 평화를’ 등의 손팻말을 들고 ‘트럼프 방한 반대한다’ ‘트럼프 반대 전쟁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규탄 집회에 참가한 ‘노(No) 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 소속 관계자들(경찰추산 500여명)이 7일 경찰이 광화문광장 주변에 설치한 차벽 20여 대에 둘러싸여 있다./맹성규 기자
경찰은 이를 미신고 불법집회로 규정,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2차례 해산명령을 내리며 강경 대응했다. 경찰은 시위대 주변에 20여대 버스를 동원해 차벽을 쳐 이들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이날 채증용 캠코더와 방패를 동원한 경찰은 시위대의 깃발과 피켓을 압수하면서 시위대를 격리조치하기도 했다.

공동행동측은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지나간 오후 3시12분께 ‘전쟁 반대’ ‘트럼프 반대’ 등 구호를 외치면서 야유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수성향 시민단체가 모여 트럼프 도널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를 열었다./최중현 기자
반면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도 서울 곳곳에서 열렸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시청역 11번 출구 인근에서 ‘한미동맹 강화 트럼프 대통령 방한 환영대회’를 개최했다. 당초 집회는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계획돼 있었지만 경찰의 요청에 의해 집회 장소가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집회참가자와 경찰이 마찰을 빚기도 했다.

같은 시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인근에선 대한애국당 등 보수성향 시민단체가 모여 ‘트럼프 대통령 국빈방한 환영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집회참가자들은 양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하며 ‘박근혜’와 ‘트럼프’, ‘대한민국’과 ‘USA’를 번갈아 외쳤다.

한국기독교통연합회(한기총)은 종로구 S타워 앞에서 ‘회개와 구국 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미동맹 유지’ ‘트럼프 환영’ 등을 위치며 찬송가를 부르는 등 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울에 최고 수위 비상령인 갑(甲)호비상을 내리고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 펜스 설치와 경력 195개 중대를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