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해경, 빚 안갚은 외국인 납치·폭행해 사망까지

살해 혐의는 부인. 여수해경 살해 입증 집중 수사 중

나현범 기자|2018/03/12 13:16
피해자 숙소안에서 침대에 누워있는 피해자 폭행 상황 현장검증. /제공=여수해양경찰서
빌려준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납치해 폭행한 끝에 결국 살해한 외국인을 포함한 일당 6명이 구속됐다.

12일 여수지방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전남 고흥군 도화면 발포해수욕장 해안가에서 발생한 30대 외국인 남성 의문사와 관련 여수해경이 특수감금치사 혐의로 피의자 누모씨(32·베트남), 진모씨(28·베트남), 조모씨(54·대구), 박모씨(25·전남 보성) 및 안모씨(20·전남 보성)와 친구 안모씨(20·보성) 등 6명을 구속했다.

피의자 누모씨는 1년 전 평소 대구에서 알고 지내던 피해자 응모씨(31·베트남)에게 도박자금(스포츠도박)으로 1700만원을 차용해 주고 여러 차례에 걸쳐 변제를 독촉했으나 피해자 응모씨는 이를 갚지 않고 고흥 소재 김 양식장으로 도주했다.
피의자 누모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8시 30분경 평소 알고 지내던 진모씨 등 6명과 함께 고흥에서 일하고 있던 피해자 응 모 씨 숙소를 찾아가 소주병을 깨뜨려 위협하고 납치 후 누모씨 소유의 차량을 이용 피해자 주거지에서 약 6㎞ 떨어진 고흥군 도화면 발포해수욕장 부근으로 납치, 2시간여 동안 감금·협박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피의자 6명은 피해자를 폭행·협박·감금해 돈을 받아내기로 사전에 구체적인 범행방법을 치밀하게 계획했고, 피해자가 갚을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피해자를 볼모로 베트남에 있는 피해자 모친에게까지 협박 전화도 서슴지 않았다.
모 소방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는 피의자 안 모군이 같이 일하는 소방관에게 질문하는 카톡 내용. /제공=여수해양경찰서
해경 관계자는 “일체 불상 변사체가 발견되자, 단순 변사 사건으로 치부하지 않고 치밀한 수사를 통해 피의자들을 검거할 수 있었다”며 “특히 부검결과 피해자 폐와 기도에서 다량의 모래가 검출되어 타살 가능성이 매우 높으나 피의자들은 살인혐의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어, 살인혐의 입증을 위해 보강 수사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 응모씨는 지난 1일 오후 1시 경 전남 고흥군 도화면 발포해수욕장에서 상·하의가 완전 탈의된 상태로 숨져있는 것을 마을주민이 발견하고 여수해경에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