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 사우디 주목…‘빈 살만 개혁드라이브’ 효과 나타나나

김지수 기자|2018/04/09 15:02
사진출처=/사우디 증권거래소(타다울) 홈페이지
글로벌 투자자들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증권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최대어’로 꼽히는 사우디 국영 석유·가스기업 아람코의 국제 증시 기업공개(IPO)가 지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사우디 경제구조 개혁 드라이브에 해외 투자자들이 반응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매머드급 국영 석유·가스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의 IPO 문제를 놓고 글로벌 투자자들을 감질나게 해왔다. 사우디 아람코의 IPO가 몇차례 보류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사우디 투자에 대한 열망은 한풀 꺾인 상태가 됐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변하고 있다. 아람코의 국제 증시 상장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다시 한 번 사우디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사우디 주식이 2억 2900만 달러(약 2440억 원)에 달했다면서 이는 “여전히 해외 투자자들의 (사우디 증시에 대한) 수요가 강력한 상태로 남아있음을 가리킨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통신은 또한 외국인들이 2018년 들어서 현재까지 순 매수세만을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달 28일 글로벌 주가지수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가 러셀신흥국지수에 사우디를 진입시키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FTSE의 사우디 편입 움직임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왕위 계승 1순위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경제를 근본부터 개혁시키겠다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것이다. 이는 석유 의존 경제로부터의 탈피를 꾀하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의 개혁 추진에 있어 하나의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아카디언자산관리의 아샤 메타 신흥시작전략 대표는 “사우디의 FTSE 편입은 사우디가 기술적으로 신흥 시장 투자자들이 거래와 사업 운영 전망에서 요구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사우디 증권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완전히 폐쇄돼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요한 발전 사항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우디의 중요도는 상당한 수준으로 멕시코나 러시아만큼이나 커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람코의 상장을 앞두고 사우디가 FTSE 러셀신흥국지수에 포함되는 것은 이 시장을 특히 주목하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중대한 발전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사우디 증시는 외국인들에게 접근이 제한돼 있어 FTSE 지수와 같은 주요 벤치마크에 포함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편입은 사우디에게나 사우디 시장을 주목해온 해외 투자자들에게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설명했다.

미 싱크탱크 ‘신(新)미국안보센터(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의 레이첼 지엠바 애널리스트는 “FTSE 지수의 업그레이드는 사우디가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금융 분야 ‘막힌 곳 뚫기’로 인해 (사우디의 금융환경이) 개선됐음을 반영하는 중요한 신호”라면서 “그러나 사우디 증시에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음 단계는 거시적인 환경 변화와 규제도 변화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매수 규제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거시적인 성장·유동성·미래 수익·자금 흐름 등도 원할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