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수산물 공포에 주목받는 블록체인 물류…삼성SDS와 삼진어묵의 실험

삼성SDS-삼진어묵-부산시의 시범 운영
위조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 활용

박지은 기자|2018/04/12 06:00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겪은 일본 후쿠시마 지역의 수산물이 우리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과의 수산물 분쟁 관련 상소를 제기했다. 만약 WTO가 일본의 손을 들어준다면 현재 우리나라가 금지하고 있는 일본 수산물 수입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삼성SDS의 블록체인 기술 기반 물류 서비스를 활용하면 원산지 정보가 소비자에게 직접 공유돼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물류 서비스를 부산 삼진어묵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삼성SDS는 삼진어묵 고객들이 어묵 재료의 원산지에 불안을 느낀다는 점을 서비스에 반영했다. 삼진어묵은 부산에서 창업한 고급 어묵 전문 브랜드다.

장인수 삼성SDS 상무는 지난달 열린 삼성SDS 물류 콘퍼런스에서 “삼진어묵의 경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산 생선을 수입해 재료로 쓴다는 것을 고객에게 알려주고 싶어했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원재료 수입 국가, 생산 시기 등 어묵을 만들기까지 나오는 데이터를 위조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불안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진어묵에 적용된 유통이력 관리시스템은 생산·유통과정을 소비자에 투명하게 공유해준다. 스마트폰으로 제품 포장지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원산지, 제조사, 유통기간, 판매점 등 정보를 볼 수 있다. 장 상무는 “지난해 블록체인 컨소시엄에서 부산시와 협력해 삼진어묵의 유통이력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블록체인을 활용한 한 예로 어느 산업이든지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가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일본 8개현의 수산물은 고등어·꽁치·전복·명태·멸치·연어·멍게·방어·오징어·대구·참굴·문어 등 28종에 달한다. 대부분 우리 식탁에 오르는 가장 친근한 식재료들이다. WTO가 일본의 손을 들면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후 방사능 누출 위험을 우려해 사고지 인근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2013년부턴 후쿠시마와 그 주변 8개 현에서 나오는 농수산물 28개 품목 수입을 막았다.

하지만 일본이 2015년 한국이 일본 수산물을 차별했다며 WTO에 한국을 제소했고, WTO는 2월 ‘필요 이상으로 무역 제한적, 정보 공표 등 투명성에서 미흡하다’는 1심 판정을 내렸다. 일본의 주장이 대부분 수용된 것으로 우리 정부는 다시 WTO에 상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