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남북 군수뇌 배석…북측 핵심인사 총출동
허고운 기자|2018/04/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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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서실장인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2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북측 공식수행원 명단을 발표했다. 북측 공식 수행원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최휘·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9명이다.
이 중 리명수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각각 정경두 합동참모의장,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카운터파트로 만나게 된다. 군 관계자들은 군사작전을 지휘통제하는 ‘군령권’을 가진 인사들이 정상회담에 참석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한다. 군 수뇌부들의 참석에 따라 정상회담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수 또는 간격 조정, DMZ 철책선 조정, GP 중화기 철거 등 의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정상회담을 통해 사실상 중무장지대가 된 DMZ를 평화지대로 전환하는 프로세스가 가동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의 참석은 북한이 ‘정상국가’라는 점을 강조하고 이번 회담에 절차적 합법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영남은 2000·2007년 정상회담 때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별도 회담을 한 바 있으며, 지난 2월에는 북측 고위급대표단장 자격으로 방남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최측근인 김여정은 올해 초부터 대남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2월 평창올림픽 계기 방남 때는 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오며 실질적 2인자임을 과시했다.
김영철은 대남 업무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을 맡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남북대화에 관여하고 있으며 지난달 말 북·중 정상회담 때도 김정은 위원장 바로 옆에 배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방점이 찍힌 만큼 북한의 외교라인 투톱도 참석한다. 당 국제부장으로 북한 외교 총사령탑인 리수용은 김 위원장의 유학 시절을 챙겼으며 국제사회 여론도 잘 알고 있다. 리용호는 외무성 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북·미 간 현안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이들의 참석은 북측이 향후 있을 북·미 정상회담은 물론 국제사회와의 협력 부분을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측도 남북정상회담 사상 처음으로 공식수행원 명단에 외교부 장관을 올렸다.
군 출신 대남통인 리선권도 2000년대 초반부터 남북 군사실무회담 북측 대표로 활동해 온 인물이다. 올해 두 차례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나선 바 있다.
최휘는 지난해 국가체육지도위원장에 올랐다. 이 자리는 과거 장성택, 최룡해 등 북한 최고 실세들이 거쳐간 자리로 최휘 역시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받는 인사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