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외교·유가·핵억제 다양한 분야에서 파장 엄청날 듯
김지수 기자|2018/05/0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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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BC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핵협정 파기는 우선 이미 경색 국면이었던 미국의 핵심 동맹들, 예컨대 유럽연합(EU)의 독일·프랑스나 영국과의 외교적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들 세 나라는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핵협정을 체결한 당시 함께했던 당사국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란핵협정 잔류를 설득해왔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9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와 독일·영국은 JCPOA를 파기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에 유감이다. 핵 비확산 체제가 위험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란핵협정 파기는 글로벌 유가에도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대 원유생산국이기 때문.
우려와는 달리 국제 유가는 이란핵협정 탈퇴 당일 일단 급락세를 보였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90일과 180일의 유예기간 이후 제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오히려 국제유가에 하방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란의 원유 수출이 제한되면 국제 유가에 공급 충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란의 이란핵협정 탈퇴는 이란이 향후 핵 개발을 계속 진행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란은 2015년 합의 이전까지 우라늄 농축·플루토늄 수집·폭탄 제조 방법 연구 등 핵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자국의 핵 프로그램은 모두 평화적인 목적을 위해 고안됐다는 것이 이란의 주장이지만, 이란이 자국 북서부에 플루토늄 원자로를 건설하는 것 역시 적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군부, 종교계 등 이란의 보수 세력들은 미국이 겉으로만 합의했다가 이란의 핵보유 능력이 거세됐다고 확인되면 바로 합의를 뒤집을 것이라면서, 이란이 아예 핵무장을 통해 미국·이스라엘에 대한 억제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핫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공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협정 탈퇴로 보수 세력들의 주장이 현실이 된 만큼 핵협상 주역이었던 로하니 대통령의 입지는 좁아지고 보수 세력들의 핵무장 주장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