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점령하는 ‘B급 코드’…SNS·유튜브로 젊은층에 빠르게 확산
김지혜 기자|2018/07/17 08:09
|
그동안 비주류로 치부됐던 ‘B급코드’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언어유희·반전의 재미 등을 가미한 광고부터 시작하더니 상품의 포장 패키지에 이어 이벤트, 매장 자체의 콘셉트를 B급 코드로 내세운 ‘삐에로쑈핑’까지 등장하며 유통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20·30의 흥미를 잡은 SNS 내 바이럴마케팅(입소문)이 제품 인지도와 매출 증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면서 B급 감성 제작물을 선호하는 추세다. 젊은층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짧은 시간에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직설적인 재미가 강조돼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기 때문이다.
|
화장품업계에서 최근 들어 ‘에뛰드하우스’가 가장 활발한 B급 콘텐츠를 양성하고 있다. 빠르게 피부 관리를 돕는 ‘3분 케어 마스크’ 라인을 출시하며, 3분 인스턴트 식품을 떠오르게 하는 귀여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가 하면 편의점 GS25와 경품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B급 코드가 가미된 ‘핑크빛콜라보’ 영상광고물을 게시해 유튜브 등에서 1주일 만에 1탄 960회, 2탄 1만2000회 등 조회수를 기록했다.
|
출퇴근 시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읽고 웹툰과 동영상을 감상하는데 익숙한 2030세대는 B급 콘텐츠를 수용하는 데 훨씬 더 유연하고 능동적이다. 2030을 주요타깃으로 하는 유통업계에선 이제 B급 코드는 마케팅의 필수요소가 됐다.
하지만 자칫 무분별하게 사용되다 보면 지나친 상식파괴와 표현으로 ‘저질’로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섞인 비난도 나온다.
LG생활건강이 지난 3월 SNS에 올린 세탁세제 광고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가 대표적 사례다. 광고는 광고주가 ‘불토(불타는 토요일)’에 일을 시켰다며 회사를 디스하는 파격적인 내용을 어설픈 병맛 그림 등으로 표현해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비속어도 서슴지 않고 등장한다. ‘아니 씨× 일을 무슨 불토에 시키냐고’ ‘막상 하려고 보니깐 ×나 간하사게도 좀 짜증이 납니다’ ‘LG생활건강 마케팅부서는 ㅈ됐따리’ 등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업체들 간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제품에 쓰인 성분·가격 등을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의 특징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면서 SNS 등을 통해 소비자가 콘텐츠를 확대·재생산할 수 있는 온라인 바이럴마케팅의 효과적인 장치로 B급 코드만한 것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