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수익 줄어든 은행계 카드사…상반기 성적표는?
최정아 기자|2018/08/06 06:00
올해 추가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가 예정돼 있는 만큼, 카드사들은 연이은 악재를 타개할 자구책을 찾아야한다. 하지만 실질적 수익원인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면서 신사업에 투자할 여유도 예전만 못하다.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 4개 은행계 카드사들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69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9217억원)대비 38.2% 줄어든 수치다. 연이어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주요 수익이 줄어든데다, 올해 말 예정된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심사를 앞두고 공격적 투자도 지지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신한카드가 부진한 성적을 보인 데에는 수수료 인하 여파도 있었다.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 줄어든 1794억원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및 금융상품 이자율 인하 영향 등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크지 않은 수치”라며 “전략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증대하려는 노력 등으로 판관비를 감소시키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하나카드도 지난해보다 실적이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1.2%가량 감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영향으로 실적이 전년보다 감소했다”며 “시장상황이 좋아야 일회성 수익이라도 날 수 있을텐데, 하반기에도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악재속에서 선방한 곳은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다. KB국민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530억원)보다 9.8% 증가했다. 올 1분기 일회성 비용과 캠코 채권 매각으로 얻은 일회성 수익을 제외하면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유지한 셈이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실적도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619억원이었지만, 올 상반기 들어 676억원으로 올랐다. 최근 카드의정석 시리즈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수수료 여파에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받은 일회성 요인(채권매각대금) 93억원을 제외하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위주의 수익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돌파구를 마련해야하지만 수익악화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진출 등 각 사가 새로운 사업을 모색중이나,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미지수”라며 “실질적인 투자 성과가 나오기까지 상당시간 필요한 데다가 최근 악화된 수익성으로 인해 새로운 투자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