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를 빛내는 한국인] ‘우즈벡의 박항서’ 꿈꾸는 골프 감독 양찬국
정재호 기자|2018/08/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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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한국 골프의 힘을 중앙아시아로 넓히고 있는 양찬국(69) 스카이72 헤드프로 겸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겸임교수다. 지금까지 무려 1만4800번 이상의 라운드 경험과 5800명의 제자를 둔 베테랑 중 베테랑인 양 프로는 우즈베키스탄(우즈벡) 남자 골프 대표팀 감독으로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다.
“태극기가 아닌 우즈벡 국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받아 입으니 기분이 묘하다”고 웃은 양 감독은 조상들의 사연이 애절한 우즈벡에 골프 협회를 만들어 명예 회장이라는 감투를 쓰면서 이 나라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우즈벡 국가올림픽위원회(NOC)는 나라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AG에 골프 대표팀을 출전시키면서 양 프로에게 대표팀 감독 겸 코치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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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감독은 “물론 첫 출전이라서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면서도 “훈련 라운드를 통해서 4명의 선수들 스코어가 1~3타 차로 기량이 평준화됐고 전·후반 스코어의 격차가 없어졌다. 평균 1~4언더파의 안정된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서 그 동안 AG를 석권했던 남자 골프 선수들은 바짝 긴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선전 포고했다. 이번 대회 골프 종목은 23일부터 나흘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폰독 인다 골프코스에서 72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양 감독은 “무덥고 습기 많은 지역의 날씨에서 4일간 경기를 치르기 위한 체력과 정신력이 경기력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일단 시작하면 플레이하는 선수 이상으로 나 역시 긴장을 하고 선수들의 스코어에 희비가 갈린다“고 했다.
한국만 벗어나면 “라면이 그렇게 먹고 싶다”고 껄껄 웃는 양 감독은 골프를 통해 우즈벡의 박항서를 꿈꾼다. 그는 “한국 골프 위상을 세계에 드높이고 우리 동족인 고려인 골퍼들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갖게 한 것이 자랑스럽다”며 “비록 작은 시작이었고 조용한 노력이었지만 이제 골프장 곳곳에서 성과가 보이고 있어 기쁘다. 우즈벡 골프의 초석을 다졌고 세계 골프계의 일원으로 등장시켰다는 자부심과 보람에 지금까지 힘들고 외로웠던 지난 2년간의 노고가 눈 녹듯 사라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