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워라밸 흐름 본격 확산, 올해 안 주52시간제 정착될 듯
김인희 기자|2018/09/03 06:00
|
은행권이 주52시간제 조기도입에 힘쓰게 된 데에는 내·외부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다. 지난 4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은행권이 모범을 보여달라”며 주 52시간제 조기 도입을 요청했다. 이후 각 은행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구체적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또 지난달 총파업을 결의했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사용자협의회와 주 52시간 연내 도입에 합의하고 총파업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우리은행 외에도 각 은행별 노사는 주52시간 도입 방식과 시기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
신한은행은 이미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하고 있어 올해 안에 주 52시간제 도입이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하루 8시간만 채우면 출퇴근 시간을 본인이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조기퇴근하는 ‘가정의 날’을 확대하고 PC오프제와 일괄소등제 등을 시행 중이다. KB국민은행도 PC오프제와 유연근무제를 통해 근로시간을 줄이고 있다. 일부 영업점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9 TO 7 (2교대 근무제)과 애프터뱅크(AfterBank) 2개 모델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주 52시간제 정착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보·인사·여신·IT(정보기술) 등 특수 부서를 제외하면 이미 주 52시간을 넘기는 곳이 별로 없고 높은 수준의 업무 자동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용시즌의 인사부서나 집단대출 시기의 여신팀 등을 제외하면 주 52시간 근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근무시간이 길었던 IT의 경우에도 시스템 자동화 수준이 높아져 연장근로의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은 주 52시간제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업무 자동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8월 여신 업무에 도입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기술을 올해 3분기부터 펀드와 외환, 퇴직연금, 파생상품 등 모든 업무에 적용하는 ‘자동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12월 기업여신, 중개업소 조사 가격 적정성 점검 등 4개 분야에 도입했던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의 적용 범위를 최근 8개 분야로 넓히며 자동화 수준을 업그레이드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기업대출 심사업무에 자동화 기술을 도입한 데 이어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포스코와 손잡고 금융업무 자동화 확산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