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1000만시대 “우리 아이 찾아주세요”...경찰, 황당 신고에 ‘고충 ↑’

김서경 기자
2018/10/07 14:40

[기자가 뛰어든 세상]
반려동물 실종신고에 몸살 앓는 경찰
동물 실종·사체 처리, 지자체 소관
경찰 관계자 "대국민 홍보 필요성 절실"

/사진=박승탁 기자
주말인 지난 6일 오후 8시께 서울시내 한 경찰서 지구대로 “집에서 기르는 우리 아이(강아지)가 집을 나갔다. 빨리 찾아달라”는 여성의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관이 120번(다산콜센터)을 안내하자 “(콜센터로) 전화를 했는데 안 온다. 경찰이 와 달라”며 출동을 재촉했다. 전화를 끊은 경찰관은 “낮에는 인근 대학에 고양이가 죽어 있으니 와서 치워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자주 있는 일”이라고 말하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기자는 경찰의 양해를 구한 뒤 출동에 동행했다. 걸어서 20여분 거리지만 정확히 11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신고 여성을 만나 강아지의 인상착의를 들은 뒤 랜턴으로 주변을 비추며 수색했다. 10여분간 주위를 둘러보던 경찰은 담장 귀퉁이에서 서성대던 강아지를 발견하고 주인에게 연락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기자는 강아지 주인에게 “잠깐만 둘러보면 찾을 수 있는 데 왜 신고를 했느냐”고 묻자 “날이 어두워 경찰이 당연히 찾아줄 줄 알고 신고했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이를 듣던 경찰은 “다음부터는 평소 산책하던 코스를 돌아보면 찾을 수 있다”며 사람 좋은 웃음으로 해당 신고 사항을 마무리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바야흐로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이했지만 반려동물을 잃어버렸거나 사체를 발견했을 경우 대부분 경찰이나 119에 신고하는 것 말고는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

경찰 역시 본래의 업무와 무관한 이와 유사한 반려동물 실종신고를 종종 접하다 보니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일 기자와 만난 또 다른 경찰서 소속 B파출소 관계자는 “(반려동물 실종 신고 후) 1시간 간격으로 ‘우리 아이(개) 찾았느냐’고 재촉하듯 묻는 사람이 많다”며 “키우던 동물을 잃어버리면 당연히 경찰이 찾아줘야 하는 줄 알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제 경찰의 업무가 아니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계속되는 반려동물 관련 신고로 일선 경찰관들의 고충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반려동물 관련 신고 가운데 경찰 담당은 ‘안전’ 분야에 국한된다.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경우에는 관할 구청과 위탁 계약된 동물보호센터로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르면 경찰은 도로에 동물의 사체가 방치된 경우 그에 따라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교통사고 위험을 제거해야 하는 의무는 있다. 하지만 동물 사체의 처리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대국민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무조건적인 경찰 신고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아이가 사라졌다’는 신고는 사람 실종 등 중요사건으로 분류돼 지역경찰은 물론 여성청소년·형사계까지 출동할 수 있다”며 “동물 실종·사체 처리의 경우 지자체 소관이라는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구대로 돌아오는 길에 경찰관이 지나치듯 기자에게 털어놓은 “인원이 부족해 지구대를 하루종일 지킬 수 없는 상황인데도 반려동물 실종 신고에 출동이 늦다고 항의하는 시민들을 만날 때는 야속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기사를 쓰는 내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한편 올해 8월 말 기준 서울시에서 집계한 유기·유실동물의 개체 수를 살펴보면 개 3만744마리, 고양이 1773마리, 기타 동물 172마리로 파악됐다. 이 중 개 1077마리, 고양이 345마리, 기타 동물 25마리가 주인을 만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안락사 처리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려동물 증가와 이에 따른 유기·유실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결과로 이어지거나, 경찰 고유 업무인 ‘치안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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