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평양공항서 ‘김 위원장 면담인원, 통역 배석불가’ 통보받아”
블룸버그 "김영철 부위원장, 공항 활주로서 폼페이오 국무에 통보"
"폼페이오, 논의 운신의 폭 좁고, 북의 사소한 양보도 얻기 어려운 것 보여줘"
"폼페이오, 통역 부재 속 김 위원장 면담", "북미협상 예측 불허"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18/10/09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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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폼페이오, 평양 여정 시작부터 힘든 흥정에 직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영접 나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공항 활주로에서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 미국 측에서 3명만이 참석할 수 있고, 폼페이오 장관이 선호하는 통역이 함께할 수 없으며 경호원은 무기를 놔두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에게 ‘잘 해보자’면서 경호원에 대한 통제 조치 등에 대수롭지 않은 듯 해당 경호원을 ‘덩치가 큰 사람’이라면서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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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이 부재한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누가 통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국계 미국인인 김 센터장이 대신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면담장에 배석하지 못한 통역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역을 담당한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이다. 이 국장은 면담에 이어 백화원 영빈관에서 90분 동안 진행된 업무 오찬 자리엔 폼페이오 장관의 통역으로 배석했다. 김 위원장은 백화원 영빈관에 들어오면서 안면이 있는 이 국장과 반갑게 악수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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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비핵화 협상의 민감성 등을 감안할 때 북·미가 일정한 합의에 도달하고도 공개적으로 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거나 폼페이오 장관이 귀국 후 9일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기로 돼 있는 만큼 방북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한 뒤 발표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어 분석가들과 관찰자들에게 미스터리는 미국 관리들이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보다 얼마나 많은 것이 무대 뒤에서 진행되고 있느냐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유엔총회가 진행된 뉴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더 많은 진전’을 시사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8일 북·미가 공개하기로 동의한 사안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통신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1박 2일간의 평양·서울 방문을 마치고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떠나기에 앞서 마폼페이오 장관의 수행기자단 간담회에 배석해 “어젯밤 내 카운터파트에게 가능한 한 빨리 보자고 초청장을 발송했다”고 말한 것과 관련,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에서의 회담을 위해 7일 평양 면담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북·미) 협상이 얼마나 예측 불허인지 보여주는 또 다른 표시”라고 해석했다.
통신은 이번 4차 방북이 ‘빈손 논란’을 빚었던 7월 6~7일 3차 방북에 비해선 ‘진전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지난 몇 달 북·미 간 ‘외교적 밀당’의 분명한 승자 중 한 명은 김 위원장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고립된 불량정권의 독재자 이미지를 탈피, 미국 대통령 및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는 한 나라의 정상으로 비침으로써 국내적으로도 엄청난 이득을 맛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