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급결제비용 최소화를 위한 소상공인 지원정책

2018/11/26 06:00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소상공인 지원정책 추진이 한창이다. 특히 지급결제비용 최소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구체적으로 진행중이다. 카드수수료 정책과 소상공인 페이 도입이 그것이다. 카드수수료의 경우 정부가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과도하다는 입장을 시사하고 있어, 카드수수료율 추가 인하 정책이 추진될 전망이다. 또한 소상공인 페이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공동 QR코드를 도입해 민간 결제플랫폼 업체들의 가맹점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체수수료와 시스템 운영비의 경우 각각 사업참여 금융기관과 간편결제업체가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추진중인 카드수수료 정책은 소상공인 지원정책으로 적합한가? 마케팅 비용은 포인트·마일리지적립·캐시백 할인 등이 대부분으로 소비자의 몫이다. 마케팅 비용 절감을 통한 수수료율 인하는 소비자 편익을 훼손할 수 있다. 더욱이 소상공인도 물품구매에 있어 소비자로서, 카드이용에 따른 부가서비스 혜택과 세액공제혜택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카드수수료율 인하정책이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율 부담을 완화시키는데 일정부분 도움은 돼도, 소비자로서 혜택감소의 부정적 면도 존재한다. 더욱이 마케팅 비용은 소비패턴에 적합한 부가혜택 부여 측면의 상품혁신을 견인하는 순기능도 존재한다. 또한 급격한 카드수수료율 인하로 인한 카드사의 실적 악화는 카드배송업체·설계사 등 업계 종사자들의 생계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다음으로 소상공인 페이 정책은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사업참여 금융기관과 간편결제사업자에게 전가하는 해법이다. 정부가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가맹사업자 모집까지 주관하면서 지원할 경우 자칫 민간영역의 간편결제시장 위축을 가져와 기술개발을 통한 상품혁신기회가 제한될 우려도 있다. 중국의 QR코드 기반 결제시스템의 발전은 신용카드 보유비중이 낮은 국가적 특성도 한몫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후불결제라는 신용기능 및 부가서비스 혜택으로 신용카드결제가 선호된다. 30%의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체크카드 이용률이 신용카드 사용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이를 입증한다. 최근 카드사들의 QR코드 기반 결제시장 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소상공인 페이 도입에 따른 대응책으로 판단되는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측면이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이 공용으로 추진하던 근거리 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인 ‘저스터치’가 소상공인 페이 도입 영향으로 사실상 백지화되고 있다. 저스터치 사업에 투입된 비용이 매몰비용화될 우려가 있다. 민간영역에서 차별적 기능을 토대로 소비자 선택을 받기보다 너도나도 QR코드 결제시스템으로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지급결제비용 최소화를 위한 소상공인 지원정책은 근본적 해법 제시가 요구된다. 카드수수료율 인하정책보다는 소상공인들의 영업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카드의무수납제 폐지가 시급하다. 또한, 민간부문 간편결제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간접지원이 바람직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