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방위비 협상 한·미동맹 금가면 안된다
허고운 기자|2019/01/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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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는 지난해 10차례 협의를 가졌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미국은 지난해 말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가 나서 사실상 ‘최후통첩’을 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한·미 간 이견이 아주 큰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은 지난해 9602억원을 분담했고 1조원을 ‘국민정서’의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다. 반면 미국은 12억달러(약1조3500억원)을 주장하며 어떤 경우에도 10억달러(약1조1300억원) 미만은 안 된다는 ‘최상부 지침’을 밝혔다.
방위비 분담금 액수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대한민국에 그리 큰 부담이 되는 규모는 아니다. 2019년 정부예산에서 국방비는 약 46조7000억원인데 한국이 생각하는 분담금 상한액인 1조원은 2% 수준이다. 주한미군으로 인한 한·미 동맹의 가치를 생각하면 결코 비싼 비용이 아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을 위해 고용된 한국인 인건비, 미군기지 내 각종 시설 건설비용, 군수지원비 등에 쓰인다. 대부분이 현금이나 현물로 국내경제에 환원돼 내수증진에 기여한다는 점도 알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만 미국도 ‘혈맹’인 한국의 기여를 절대로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주한미군은 군사 전략적으로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 속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또 한국은 방위비 외에 서울 미군기지 부지를 무료로 내주고 있다. 주한미군 평택기지 건설비 10조원도 부담했다.
특히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로 반미 감정이 증폭된다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미는 피를 나눈 굳건한 ‘혈맹’의 토대 위에서 따질 것은 따지고 충분히 이해·설득시킬 것은 시키면서 원만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돈 문제 때문에 단단한 동맹에 금이 가서는 절대로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