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국어 구사 비결은?” 직원 질문에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답은 ‘소통’”
취임 후 본격 현장행보
생방송 간담회·200여명과 치맥파티
6개월간 전국 지점장과 만남 계획
"현장목소리 반영해 조직문화 혁신"
김보연 기자|2019/04/03 06:00
시중은행 최연소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젊은 직원들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16개 본부 직원 20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석을 희망했다. 빽빽하게 모여 앉아 맥주잔을 부딪치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직원들은 30년 은행원으로 근무하며 그 절반을 글로벌 시장 개척의 선봉장 역할을 한 지 행장의 노하우를 가장 궁금해했다. ‘글로벌통’으로 꼽히는 지 행장은 중국어, 영어 , 일어 등 다양한 외국어 구사가 가능하며 오랜 해외근무 경험을 통한 풍부한 글로벌 감각 및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 행장은 처음 중국 현지 지점에 발령났을 당시를 회상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업무가 끝난 후 현지 중국인 직원들과 함께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유브갓메일’을 보며 스터디를 하고 중국어를 익혔다고 밝혔다. 어디서나 조직의 단합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최근에는 베트남어 독학에 푹 빠져있다고도 밝혔다. 베트남은 지 행장이 관심있게 보고있는 신남방국가 중 하나다.
어떤 마음으로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인생의 후배로서 선배에게 묻는 소탈한 질문들도 이어졌다. 지 행장은 행복을 찾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을 뿐이라는 소고를 밝혔다. 또 이 자리에서 한 직원이 본점 도서관과 피트니스센터를 24시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건의에 그는 즉석에서 수락하기도 했다. 이날 열띤 질의응답은 밤 9시께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 행장이 직원들과 ‘소통의 장’을 가장 먼저 마련한 이유는 그의 경영철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통과 배려로 ‘정서적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것이 취임식 때 그가 밝힌 일성이다. 외환·하나은행 통합 후 원 뱅크로서의 기틀을 다져놓은 전임 함영주 행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시너지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 지 행장에게 주어진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6개월 가량 전국 영업본부 지점장들을 모두 만나기 위한 전국 소통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 행장은 “직원들이 겪는 고충을 빨리 파악하고 이를 시급히 해소하는 것은 은행장의 중요한 소임”이라며 “부지런히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수렴해 혁신을 발판으로 한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