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개혁 개방 일환 화학기업 민영화

10년 간 121억 달러 투자…화학산업 발전 추진
화학공사 일부 민영화 추진·외국인 설비투자 환영

성유민 기자|2019/04/11 13:07
/게티이미지뱅크
구(舊) 소련에서의 독립 이후 중앙아시아에서 이루어진 권력 승계는 무력이나 충돌을 동반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2016년 25년 동안 통치하던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이 타개하면서 이루어진 권력 승계가 비교적 순탄했다. 후계자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법치에 기반을 둔 개혁·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화학산업의 민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화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지난주 10년 간 121억 달러(약 13조8200억원)를 투입해 화학산업을 정비하고, 특히 국영 우즈벡화학공사 산하의 화학기업들에 대한 민영화 계획을 발표했다.

우즈베키스탄의 화학산업은 지난 1932년 슈투르 유황광산에서 시작돼 광물비료 생산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광물비료란 질산칼륨이나 과인산석회 등 광물질을 주요 성분으로 하는 화학비료를 말한다. 이후 1940년 막샴 치르치크를 시작으로 페르가나조트·나보이조·암모포스 등의 기업이 설립돼 화학산업의 근간을 이뤘다. 주목할 점은 우즈베키스탄 내 주요 화학기업들은 모두 국영 우즈벡화학공사에 소속돼 있다는 점. 이들은 2017년 기준으로 총 170종 이상의 화학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우즈벡화학공사는 산하 화학기업과 해외 투자기업 간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중이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화학비료 등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설비 및 기술 노후화로 인해 생산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 이를 위해 해외 투자자는 통화가 다른 재무제표를 이중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규정을 삭제했고, 투자금 중 일부를 우즈베키스탄 통화로 가지고 있도록 하는 이중환율제도를 폐지했다. 페르가나조트 등 일부 화학기업은 사회적 의무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매각한다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카리모프 전 대통령은 면화 생산기업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초등학생까지 동원할 정도의 ‘흑역사’를 갖고 있지만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현대적 기업지배구조 도입, 국제회계기준 확립, 기업경영 구조개선 등 친(親) 기업형 아젠다를 중심으로 경제 자유화를 추진하고 있다. 화학산업의 민영화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해외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안정적인 자본을 확보해 민간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킴으로서 국가 경제에서의 역할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