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영국, 브렉시트 10월말까지 ‘탄력적 연기’…‘노 딜’ 브렉시트는 피했다

이민영 기자|2019/04/11 15:37
사진=AP, 연합
유럽연합(EU)이 영국의 EU 탈퇴 추가 연기를 승인하면서 12일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벌어질 가능성은 사라졌다. 하지만 영국 정치권의 논의에 따라 브렉시트 여부는 물론 시기 역시 달라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U 특별정상회의는 10일(현지시간)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마라톤 회의 끝에 11일 오전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오는 10월 31일 EU를 탈퇴하되 그 이전에라도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킬 경우 EU를 떠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결정했지만 3년이 다 되도록 EU 탈퇴를 마무리짓지 못한 셈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2017년 3월 29일 리스본조약 50조에 의거해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하면서 영국은 올해 3월 29일 EU를 떠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 1월과 3월 각각 열린 하원 승인투표에서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한 반발 등으로 브렉시트 합의안은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다. 안전장치는 영국과 EU가 미래 관계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고자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자 메이 총리는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EU는 지난달 정상회의에서 영국 하원이 EU 탈퇴 협정을 통과시킬 경우 브렉시트 시기를 5월 22일까지 연기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4월 12일까지 노 딜 또는 5월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통한 브렉시트 장기 연기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메이 총리는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중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 협정만 따로 하원 표결에 부쳤지만 역시 부결됐다. 이후 하원이 의사일정 주도권을 갖고 브렉시트 대안을 찾기 위한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두 차례 실시했지만 역시 어떤 안도 의회 과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결국 연기된 브렉시트 일자가 다가오자 메이 총리는 6월 30일까지 한 차례 더 연기해줄 것을 지난 5일 EU에 공식 요청했다. 이에 EU는 이날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해 브렉시트를 10월 말까지 연기하되 그 이전이라도 영국의회가 합의안을 통과시키면 EU를 탈퇴할 수 있는 탄력적 연기(flexible extension) 방안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