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뒷담화]2% 부족한 금융 혁신성장 지원

임초롱 기자|2019/04/29 06:00
정부가 업권 간 벽 허물기를 유도하며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핀테크업체들에겐 여전히 ‘바늘 구멍’ 심사로 비춰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민 토스뱅크의 불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규제 샌드박스는 신기술과 새로운 서비스가 규제로 인해 사업 시행이 불가능한 경우,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실험과 검증을 임시로 허용해주는 제도입니다.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모래 놀이터에서 유래한 용어죠.

금융업을 영위하는 핀테크업체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줘 자본 규제 등으로 분류상 금융사가 아닌 전자금융업자로 분류됐던 이들의 기존 금융사와의 합종연횡도 가능해졌지요. 다만, 대형 플레이어로 불리는 기존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여전히 아쉽습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시행에 따라 사전신청 건수는 금융사 27건, 핀테크회사 등이 78건으로 총 105건이죠. 그간 금융사들보다 핀테크회사들의 갈증이 엿보였던 대목이지만, 이번에 최종 선정된 9건 중 핀테크회사들이 신청한 서비스는 사전신청 된 78건 가운데 3건에 불과합니다.

현재 심사가 진행중인 토스뱅크 컨소시엄도 말이 많죠.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가 직접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사업을 하고 있지만 주된 사업은 금융·보험업이고 매출 대부분도 금융 부문”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토스가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돼 있어 토스뱅크 컨소시엄 자체가 붕괴될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뱅크에 지분 60.8%를 투자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으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준 비율은 34%까지여서 토스가 이번 심사에서 금융주력자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60.8%에서 34%를 뺀 나머지 26.8% 지분을 투자해줄 금융사를 무조건 구해야 합니다.

물론 신뢰를 담보로 한 금융산업 자체의 특성상 조심스러운 접근은 당연하긴 합니다. 그러나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 탓에 한국 금융산업이 뒤처진다는 지적이 예전부터 지속돼 왔다는 점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시대를 반영하지 못한 규제가 우리 금융산업의 고질적인 병폐라는 평가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보완된 제도 역시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