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주식 미신고‘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재판 16일부터 본격 시작
검찰이 확보한 금융자료 등 증거 뒤집기 어려워
이호진 전 회장 사례 참조해 차명주식 인정할 듯
황의중 기자|2019/05/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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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9단독 김성훈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10시40분 자본시장법 및 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는 공판기일인 만큼 이 전 회장은 법정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은 부친인 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으로부터 코오롱생명과학 주식 38만주를 차명으로 넘겨받고 이를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이 전 회장이 차명주식을 보유했는가 여부다. 차명주식 보유 여부를 다툴 경우 증거조사와 신문일정으로 재판이 길어질 수 있지만 이 전 회장이 보유를 인정하면 사안은 단순해진다.
법조계에선 이 전 회장이 차명주식 보유를 인정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이 수사를 통해 상당한 자료를 확보한 이상 전자기록이 뚜렷하게 남는 금융사건의 경우 사실 관계를 다투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형사재판을 받던 대기업 총수가 자진해 차명주식 보유를 신고한 사례도 있다. 지난달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이임용 선대 회장으로부터 받은 차명주식을 당국에 뒤늦게 신고했다. 이호진 전 회상의 사례와 이웅열 전 회장의 사례는 둘 다 아버지인 선대 회장에게 차명으로 주식을 상속받았다는 점에서 유사한 부분이 많다.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을 맡아본 변호사는 “삼성 같이 치밀하게 일을 처리하는 곳도 검찰 수사로 차명주식이 드러났다”며 “인정할 부분은 빨리 인정하고 최소 2심에서는 집행유예가 나올 수 있도록 양형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호사들이 지금 소송 전략을 짜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