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중국 갱단 선전포고 영상에 시끌…中 “장난이었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통제하겠다"는 중국인 영상에 논란 불거져
中대사관 "술에 취한 사람들이 장난으로 찍은 영상" 해명에 캄보디아 반중 감정 불거져…올 1분기 캄보디아 외국인 범죄 1위 중국.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2019/05/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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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중국 갱단의 영상. 자신을 중국 충칭에서 왔다고 밝힌 한 남성이 담배를 손에 든 채 “3년 안에 캄보디아의 시아누크빌은 안전하든 혼란스럽든 내 통제 하에 놓일 것”이라고 선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남성의 주변을 둘러싼 20여명의 남성들은 웃통을 벗은 채 크게 기합을 넣기도 했다. 시아누크빌은 캄보디아 남서부에 있는 주(州)로 중국은 주도(州都)인 프레아 시아누크에만 100개가 넘는 카지노와 수십 개의 호텔을 지었다.
시아누크빌을 위협하는 해당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지며 논란이 일자 캄보디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넷 사보은 캄보디아 경찰청장은 해당 영상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고, 쭈온 나린 시아누크빌 경찰청장은 영상의 내용과 같은 행위가 캄보디아에서 일어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캄보디아 주재 중국대사관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시아누크빌의 불안정을 초래하려는 갱단의 영상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여론의 눈치를 본 것.
해당 영상을 계기로 캄보디아 내 중국인에 대한 반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어쩌면 그동안 누적된 불만이 이를 통해 분출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실제 시아누크빌의 주도인 프레아 시아누크에서는 중국의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중국인과 관련된 범죄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9월 캄보디아 내무부는 중국인 유입에 따른 범죄를 단속하기 위해 프레아 시아누크 경찰에 테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TF는 10월 중국의 투자가 캄보디아에 중국 범죄조직의 네트워크 구축을 야기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현재 캄보디아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투자를 확대해 가는 중국의 주요 거점이 된 상태다. 여기에 미국·유럽의 민주화 요구 및 경제적 압박을 친중 노선으로 타개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겠다는 훈센 정권의 전략이 맞물리며 중국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투자 증가, 중국인 대거 유입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환경 파괴·범죄 증가 등 사회 질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반중(反中)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 중국 갱단의 선전포고 영상은 이같은 반중 여론에 기름을 부은 셈. 캄보디아 국민들은 중국대사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가 술취한 중국인들의 놀이터인가”, “중국인들은 왜 캄보디아를 존중하지 않는가”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