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현대重·대우조선 기업결합심사 속도전 천명

김상조 청와대行 따른 변수 없을 듯…"최대한 빨리 결론"
현대重, 내달 중 각국 경쟁당국에 심사 신청서 제출키로

주성식 기자|2019/06/26 06:00
지난 21일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사진 왼쪽)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연합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 대해 전향적이던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의 갑작스런 공백에도 불구, 공정위는 물론 해외 경쟁당국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면밀한 준비작업을 거쳐 기업결합심사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5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대우조선과의 인수합병을 승인받기 위한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다음달 중 공정위에 제출한다는 목표로 현재 관련 서류를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 공정위뿐 아니라 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해외 경쟁당국에도 서류정리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지난주 단행된 김 전 위원장의 전격적인 청와대행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과의 기업결합심사 준비에는 변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결합심사 자체가 특정 두 회사간 인수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여부를 정해진 판단기준에 맞춰 따져보는 하나의 절차일 뿐, 공정위 수장의 의지에 그 방향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초대형 조선사 탄생에 대한 해외 경쟁당국의 우려를 해소할 든든한 우군을 자처했던 김 전 위원장의 갑작스런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아예 없지는 않다. 김 위원장은 두 회사간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해 여러 차례 해외 경쟁당국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살펴볼 것이라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지난 3월에는 독일에서 열린 국제경쟁회의 참석에 앞서 “다른 (나라) 경쟁 당국이 우리 판단을 무리 없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어느 국가보다 한국 공정위가 빨리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국 공정위뿐 아니라 해외 경쟁당국이 정해놓은 심사기준에 맞춰 관련 서류를 준비하느라 심사 신청서 제출 시기가 다소 늦어졌다”며 “그간 각국 공정위 간 어떤 교감이 이뤄졌는지는 모르지만 김 전 위원장의 갑작스런 부재가 해외 기업결합심사를 받는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정위 역시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인사 이동에도 현대중공업 측이 조만간 신청서를 제출하는 대로 기업결합심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신청서를 제출받아 살펴봐야만 판단을 내릴 사안”이라면서도 “각국 경쟁당국별로 심사절차가 달라 (심사)결과가 나오는 시기를 예측할 수 없지만, 우리는 해당 국가에서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