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9조·국민 6조, ‘앱카드’ 무서운 성장세
오경희 기자|2019/07/09 06:00
앱카드 성장세는 온라인 쇼핑 증가 추세와 편의성 확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앱카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신용카드나 은행계좌 등을 등록한 뒤 비밀번호나 지문인식만으로 쉽게 결제할 수 있다. 카드사는 플라스틱 카드 발급 비용을 줄여 이용자에게 할인 혜택으로 환원해준다.
그러나 누적가입자 수로는 아직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ICT 업체에 못 미친다. 이들 ‘페이’는 단순 결제 기능을 벗어나 지인 선물, 중고 거래, 쇼핑몰 반품 등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의 앱카드도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전략’으로 이용자들의 발길을 붙잡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같은 해 9월 KB국민카드는 앱카드 ‘K-모션(motion)’을 출시했다. 연간 취급액은 2014년 1조6200억원에서 지난해 5조6800억원으로 4조600억원(250%) 증가했다. 발급자수는 2014년 345만명에서 지난 5월 말 539만명으로 늘었다.
앱카드 성장세는 신한과 KB국민카드뿐만 아니다. 온라인 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의 취급액도 증가 추세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간편결제액은 지난해 말 기준 80조여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0조원가량 늘었다. 이 가운데 온라인 결제금액은 60조6029억원으로 오프라인(19조5424억원)보다 약 3.1배 많았다. 카드사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신한과 KB국민카드만큼은 아니더라도 카드사 앱카드 취급액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앱카드가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데는 결제 서비스의 편의성 강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카드업계 앱카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신한카드는 단순 결제 기능을 넘어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를 꾀했다. 앱카드를 통해 대출·자동차할부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시간으로 고객 맞춤형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아울러 앱 구동 없이도 ‘터치결제’ 기능만으로 스마트폰 상단 알림바를 통해 쉽게 결제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간편결제시장은 네이버나 카카오페이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 등이 주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20조원, 서비스 가입자 수는 약 2500만명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간편결제 이용금액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앱카드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카드사들도 ICT 및 제조업체의 페이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