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는 R&D 투자…미래車 개발로 ‘승부수’ 띄운 현대차
상반기 역대 최대1조1525억원 투입
미래차 개발로 수익성 개선 '가속'
최현민 기자|2019/08/22 06:00
21일 현대자동차가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R&D 비용은 1조1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2015년 상반기 8600억원에 불과했던 R&D 투자액은 5년 새 3000억원가량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차가 지난해보다 R&D 투자를 1000억원 이상 늘린 것은 국내외 시장 판매 부진에 따라 악화한 수익성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누적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212만7666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반면, 해외 판매는 7.6% 감소했다. 팰리세이드, 신형 쏘나타 등이 선전하며 중국, 터키 등 신흥 시장 부진을 일부 상쇄했지만, 수익성 회복을 위해서는 중장기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R&D의 ‘브레인’격인 남양연구소(연구개발본부)를 ‘아키텍처기반시스템조직(SBO)’으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와 설계·전자·차량성능·파워트레인 등 5개 담당의 병렬구조였던 조직체계를 제품통합개발담당, 시스템부문, PM담당의 삼각형 구조로 단순화했다. 차량 개발에서 불필요한 과정을 줄이고 미래 자동차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함이다.
다만 글로벌 자동차회사와 비교하면 아직까지 현대차의 R&D 투자 규모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R&D 투자가 매년 늘고 있지만 경쟁사들은 수년 전부터 많은 비용을 미래 기술 개발에 투자해온 만큼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경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3%대 이상이며, 이같은 투자가 수년간 이뤄져왔다”면서 “‘퍼스트 팔로’가 아닌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선 어려울수록 R&D 비용을 과감하게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