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 자사주 매입 공시에도 주가 오히려 후진…이유는
7~8월 취득공시 낸 9곳 중 6곳↓
실적 부진 전망·주가침체 영향 탓
최서윤 기자|2019/08/26 06:00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약 두 달 동안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낸 코스닥 상장사는 9개사다. 이들이 취득하겠다고 밝힌 자사주 금액은 총 379억4724만원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주가가 공시 전보다 오른 업체는 3개사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주가 안정 도모를 위해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낸 8개 업체 가운데 6개사의 주가가 오른 것과 대비된다.
코스닥에 상장된 아바텍은 지난달 11일 6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반도체(5억원)·토비스(30억원)·비씨월드제약(5억원)·랩지노믹스(5억원) 등 7월 5개사가 밝힌 자사주 취득 총 규모는 약 110억원이다. 이달 들어선 SNK와 상상인이 각각 자사주 100억원어치를 사들이겠다고 공시했다. 대화제약과 아이큐어가 취득하겠다고 밝힌 자사주 규모도 각각 39억원, 30억원에 달한다. 8월 총 규모는 전달 공시 금액보다 약 2.5배(약 159억원) 많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해당 업체의 주가 부양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투자심리를 북돋울 수 있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만큼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주당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또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는 걸 업체가 시장에 알리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주가 부양 효과가 미미한 것은 코스닥 시장 부진에 영향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폭락으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정지)까지 발동되는 등 약세장이 연출되면서 자사주 매입 효과가 줄었다는 것이다.
기업 자체 실적 추정치 하향과도 관련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투자증권은 토비스의 올해 영업이익증가율을 -7.4%로 예상했다. 전년 38.2%에서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비씨월드제약의 경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7억원보다 11억원(23%) 감소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기업의 경우 최근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기업들은 올해 이익추정치가 큰 폭으로 하향조정된 기업”이라며 “자사주 매입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