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연휴에 늘 아쉬움만”…일상으로 돌아가는 시민들
맑은 날씨에 경복궁·한강공원 인파 가득
김서경,김현구,이주형 기자|2019/09/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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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연휴 기간 무료관람 이벤트를 실시하는 경복궁에는 한복을 빌려 입고 기념사진을 찍거나 가족나들이를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22개월과 11개월 두 자녀와 함께 경복궁을 찾은 정경미씨(38·여)는 “지방에 있는 시댁에 갔다가 친정인 서울을 찾았는데 연휴가 짧아 아쉽다”라면서 “그렇지만 아이들이 연휴 동안 할머니댁에서 많이 뛰어놀았다며 즐거워해 덩달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내를 벗어나 한강의 여유로움을 즐기기 위해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도 많았다. 이날 오전 11시께 둘러본 한강공원에는 쾌청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에 연날리기를 하거나 산책을 하며 한가롭게 마지막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전남 고향집에 다녀왔다는 오상우씨(33)는 “운전만 하다 연휴가 끝날 줄 알았는데, 여의도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이번에 고향에 다녀오느라 고생해서 앞으로는 평소에 자주 찾아뵙고 연휴 때는 서울에서 쉴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온 박건형씨(38)는 “충북 영동 큰 집에 운전해서 다녀왔다”라며 “몸이 힘들었지만 가족들을 만나니 정신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라며 추석의 의미를 되새겼다.
연휴 기간 부모님과 베트남으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백나영씨(27·여)는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는 분위기가 아니지만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라면서 “며칠이라도 부모님 덕분에 힐링하고 회사 일로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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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로 가는 딸을 배웅하기 위해 나온 홍모씨는 “딸이 내려갈 때마다 (기차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라면서 “집 떠나 생활하는 딸이 늘 걱정된다”며 애뜻한 부정(父情)을 내비치며 기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이날 역과 터미널은 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고향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고 돌아오는 사람들 표정에서 내일의 희망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서울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고향집을 오가는 시간이 고생스럽기는 하지만 ‘고향’과 ‘가족’이 내겐 비타민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며 밝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