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숙취운전 교통사고 낸 소방관 강등 징계 정당”

최석진 기자|2019/09/30 09:03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이른바 ‘숙취운전’을 하다 사고까지 낸 소방관에 대한 강등 징계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소방관 운전 요원 A씨가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운전업무를 병행하는 공무원이 음주운전을 해 면허가 취소된 경우 징계 기준은 정직 또는 강등인 만큼 서울시의 징계처분은 징계기준에 부합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재판에서 “음주 후 잠을 충분히 잤기 때문에 당시 술에 취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비록 원고가 취침 후 다시 운전했다 하더라도 운전 당시 술 취한 상태였음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A씨는 “당시 운전 거리가 멀지 않았고 피해자들에게 충분히 배상해 누구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는 음주운전으로 2건의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운전 구간도 3㎞ 이상으로 짧지 않다”고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이어 “운전업무 병행 공무원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처분의 경우 피해자들과 합의 여부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의 불기소 사실은 감경사유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4월 오전 8시 45분께 혈중알코올농도 0.123%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돼 면허가 취소되고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후 소방공무원 징계위원회는 A씨에게 강등의 징계를 의결했고, 서울시는 A씨에게 강등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