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수돗물에서 악취”…상수원 오염에 ‘비상’
하노이시 주요지역 상수원인 다강, 8일 투기된 폐유로 오염돼
독성발암물질인 스타이렌 1.3~3.6배 높게 검출돼 시민, 당국 "비상"
당국, "수돗물 음용 말고 생수 음용하라" 권고, 물공급 나서.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2019/10/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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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시의 주요 상수원인 다강의 오염이 확인돼 시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노이 일부지역에선 지난 10일께부터 “수돗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속출해 당국이 확인에 나섰다. 당국은 “확인 결과 지난 8일 저녁, 북부 호아빈 지역의 푹 띠엔에서 2.5톤 트럭이 인근 개천에 폐유를 투기했고 이후 쏟아진 폭우로 인해 폐유가 800m 떨어진 다강 정수처리시설로 유입됐다”고 원인을 밝혔다.
레 반 득 하노이시 건설국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다강에서 정수가 공급되는 지역인 타인쑤언·하동 등의 지역에서 최근 보고된 수돗물 냄새는 폐유의 스타이렌에서 비롯된 것”이라 설명했다. 득 국장은 “다강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스타이렌 수치가 정상수치보다 1.3~3.6배 높게 검출됐다”며 “이는 인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치”라고 밝혔다. 스타이렌은 대표적인 독성발암물질이다.
하노이시는 오염된 상수가 유입된 지역들에 급수 차량을 보내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한편 시민들이 하딩·팝번·마이직·꾸인 마이 공장에 마련된 급수소를 방문해 깨끗한 물을 얻어가도록 지원하고 있다. 오염된 상수가 유입된 지역에선 많은 시민들이 여전히 수돗물로 인한 악취를 호소하고 있으며 수백가구가 물을 얻기 위해 급수 차량 앞에 줄을 서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인근 가게들의 생수도 빠르게 동이나고 있다.
수 만 명의 하노이 시민들이 깨끗한 물이 부족한 상황에 처하자 응우옌 쑤언 푹 총리도 공안부에 “다강의 오염 원인과 송다정수회사의 정수 공급 책임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도록 즉시 긴급 조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호아빈·하노이 인민위원회가 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하노이시 관계자 역시 “총리의 지시와 함께 하노이시·건설부·환경부를 비롯한 유관 기관들이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상수원 오염으로 인한 피해 지역에는 우리 교민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지역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 교민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R아파트의 경우 16일 오전을 기해 수영장 운영을 중단하고 가구로 공급되는 수도를 차단한 후 정화조 청소 작업에 나섰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관계자 역시 “베트남 당국을 주시하고 있다”며 “수돗물을 음용하지 말고 사용도 최대한 자제하라. 가급적 생수를 사용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