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훈센, 친중노선 강화…“불장난” 비판도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2019/11/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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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크메르 타임스·프놈펜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전날 프레아 시아누크빌을 방문한 훈센 총리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시아누크빌은 캄보디아 남서부에 위치한 최대 항구도시로 중국이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한 이래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이날 훈센 총리는 해변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한편 도시 인프라를 비롯해 진행중인 각종 프로젝트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센 총리는 최근 야당탄압 및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로 미국·유럽연합(EU)과 마찰을 빚고 있다. 훈센 총리는 지난 2017년 40%가 넘는 이례적인 지지율을 기록하며 자신이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를 바짝 추격한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반역죄’로 강제 해산했다. 이후 CNRP 지지자들은 해외로 망명해 반(反) 훈센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캄보디아의 민주주의, 인권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무관세 혜택 철폐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훈센 총리는 현재 추진중인 캄보디아·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낙관론도 펼쳤다. 그는 “(무역전쟁 중인) 미국도 중국과 거래하고 있는데 캄보디아라고 안 될 것 없다”라며 전면적인 관계 확대를 예고했다.
이같은 훈센 총리의 친중노선 강화는 우려의 목소리도 낳는다. 삼랭시 전(前) CNRP 대표는 “결국엔 위험으로 되돌아 올 것. 불을 가지고 노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확대되는 중국의 영향력에 최악의 경우 캄보디아가 중국의 식민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군사기지화, 중국인들의 대거 유입으로 인한 환경파괴에 대한 걱정도 있다. 중국의 투자 확대가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게 돌아간다는 비판 역시 간과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