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 다음주 방한...시진핑 주석 방한 논의할 듯

강경화 장관과 외교장관 회담...정상회담 조율 가능성

이장원 기자|2019/11/28 18:19
지난 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인사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 / 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다음 주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이 불거진 이후 첫 방문으로 다소 주춤한 한·중 관계 정상화 논의에 있어 새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외교부는 28일 왕 부장이 12월 4~5일 한국을 찾아 강경화 외교장관과 회담을 하고 한·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의 방한은 2015년 10월 이후 4년만이다.

무엇보다 이번 왕 부장의 방한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에 대한 한·중 두 나라 간 의견 조율이 될지 주목된다. 올해로 예상됐던 시 주석의 방한은 미·중 무역협상 등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한·중 두 나라는 내년 시 주석이 한국을 찾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방한하면 2014년 7월 이후 5년여만으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방한이 된다.
또 다음달 말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릴 것으로 전해진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정상회의에는 중국에서 리커창 총리가 참석하는 것이 관례지만 별도 일정을 통해 문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양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왕 부장의 방한으로 사드 갈등 이후 중국이 취한 대(對) 한국 조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지도 관심사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현재 중국인의 한국 관광과 한국인의 중국 내 상업성 공연이 일부 제한되는 등 한한령이 존재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 주석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문제를 거론했었다.

이번 왕 부장의 방한에 이어 한·중 정상회담, 시 주석 방한 등이 성사돼 두 나라가 완전한 관계 정상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나온다. 또 북한이 주장하는 북·미 대화의 시한인 연말이 다가오는 만큼 한·중 당국은 북·미 비핵화 협상 촉진 문제 등 한반도 관련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이날 “왕 부장의 방한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해 협력동반자 관계를 보다 내실화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