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중국 잇는 첫 가스관 개통…LNG 동맹으로 美 견제한다
연간 380억㎥ 천연가스 30년간 中에 공급
'윈윈 협력'으로 서방 제재 벗어나 자원경쟁력 확대
성유민 기자|2019/12/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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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전날 총 2896㎞ 길이로 러시아 가스전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수송하는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이 개통하면서 중·러 양국의 에너지 동맹이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연간 천연가스 수송량은 380억㎥로 이는 중국의 연간 수입량의 20%를 차지한다.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러시아 국영기업 가즈프롬이 지난 2014년 착공한 이 사업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의 코빅타 가스전과 야쿠티야 공화국의 차얀다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향후 30년간 중국 동북 지역에 공급한다. 계약금은 4000억달러(약 474조4000억원)다.
TV 화상으로 진행된 개통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베리아의 힘 개통으로 러·중 에너지 전략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발전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깊은 통합과 양측에 이로운 협력의 한 예”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 같은 협력 확대는 천연가스 수급에 대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를 것을 예상하고 새로운 천연가스 수입원을 모색하던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은 심화하는 무역 갈등으로 인해 미국산 LNG에 1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올해는 이를 25%까지 올렸다. 미국산 LNG가 중국에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러시아 역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으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로부터 476개 기업이 경제 제재를 받으면서 LNG 수출 확대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이외에도 러시아 정부의 비리를 파헤치던 미국계 투자펀드사 변호사의 사망으로 불거진 인권 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연방법인 미국 적대세력통합제재법(CAATSA) 등으로 시장 불안정이 고조돼 있다.
이번 협력은 미국과 캐나다가 항로 및 자원경쟁을 벌이고 있는 북극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CNPC와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는 올해 6월 러시아 민영 가스사업자인 노바텍이 추진하는 북극권 제2프로젝트 ‘아크틱 LNG-2’에 각각 10%의 출자를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