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친환경차’ 덕에 간신히 국내시장서 역성장 면했다
최현민 기자|2020/01/13 06:00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국내시장 판매량은 126만2047대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 현대차가 74만18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으며, 기아차는 전년 대비 2.2% 감소한 52만250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판매 상승은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친환경차를 제외한 내수시장 판매량은 115만8403대로, 전년(116만7582대) 대비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10만3689대로, 전년(8만5196대) 대비 21.7% 증가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량은 6만447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9% 증가했으며, 기아차는 3만9212대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하이브리드가 주축인 일본차 브랜드들의 판매가 주춤한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토요타·렉서스·닛산·인피니티·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 판매량은 3만666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2만3302대를 기록했지만, 불매 운동이 시작된 7월 이후 판매량은 1만3360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4.2%가 줄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 가운데 친환경차 경쟁 모델이 없다는 점도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판매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르노삼성이 트위지와 SM3 Z.E.를, 한국지엠이 볼트EV를 내수시장서 판매하고 있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484대에 불과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한국과 일본 정부의 관계 개선으로 인해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회복된다면 현대기아차가 내수시장서 역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일본차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뛰어난 만큼 관계만 개선된다면 판매량 회복은 쉽게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일본차에 비해 현대기아차가 가격경쟁력을 갖춘 데다, 올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친환경 모델 출시도 예정돼 있어 지난해보다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