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中 신차출시도 연기되나…신종 코로나에 사업정상화 묘연

베이징현대·둥펑웨다기아 대규모 인력 근무…방역·점검에 시일 걸려
베이징·옌청 확진자 342명·515명…추가적인 휴업 가능성 제기
중국 사업계획 조정 가능성…"아직은 그럴 단계 아니다"

이상원 기자|2020/02/12 06:00
베이징현대 베이징 공장/제공=현대자동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중국내 현대·기아자동차의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생산라인의 휴업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현지 상황이 호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추가 휴업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태 장기화 시 중국내 소비심리 위축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현대·기아차의 중국사업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중국내 생산라인은 오는 16일까지 휴업을 거쳐 17일에야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초 중국 춘제 연휴가 끝나는 지난 9일까지 휴업한 뒤 가동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를 훌쩍 넘기게 된 것이다.

그간 문제가 된 와이어링 하네스가 국내·동남아·중국 등지에서 조달되면서 현대차 울산2공장과 화성공장이 이날 부분 가동을 시작됐다. 현대·기아차의 협력사들도 중국내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반면 현대·기아차 중국 생산라인의 휴업은 당분간은 불가피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협력사의 중국내 생산라인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방역이나 점검 과정이 비교적 간소해 가동이 가능하다”면서 “베이징현대나 둥펑웨다기아의 경우 대규모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 만큼 방역뿐 아니라 설비를 점검하는 데에도 추가적으로 시일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에서 현대차는 베이징 1·2·3공장, 창저우 공장, 충칭 공장을 비롯해 상용차를 생산하는 쓰촨 공장을, 기아차는 옌청 1·2·3공장을 운영하며 각각 승용차 기준 165만대, 89만대의 연간 캐파(생산능력)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라인의 계속되는 가동 중단으로 인해 추가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는 중국 전략차종인 ‘라페스타 EV’의 출시를 오는 18일로 계획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출시 연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중국 현지 대리점들의 2월 판매목표와 1분기 대리점 평가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현재 판매목표 점검 및 평가가 무의미하다는 데 따른 결정이란 분석이다.

업계는 중국내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됨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1분기뿐 아니라 올해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문제는 중국내 추가적인 휴업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날 기준 베이징과 옌청이 위치한 쟝수성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수는 342명, 515명으로 각각 전일 대비 5명, 23명이 추가됐다.

현대·기아차는 일찌감치 올해 다양한 신차 출시를 예고하며 중국내 목표 판매량으로 각각 73만대, 31만대를 제시했다. 하지만 사태가 계속 확산될 경우 소비심리 위축으로 올해 중국내 사업계획을 비롯한 목표 판매량을 손 봐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2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중국법인의 경우 판매목표를 조정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면서 “아직 생산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정확히 얼마나 덜 생산될지 파악이 안된다. 빨리 만드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