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에 마스크·손편지 두고 사라진 고교생…“넉넉지 못해 죄송”
경찰 “학생도 넉넉지 않을텐데…더 노력할 것”
서현정 기자|2020/03/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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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강동구 강일파출소는 전날 오후 한 남학생이 검은색 비닐봉투를 파출소 출입문 안쪽에 두고 사라졌다고 밝혔다.
학생이 두고 간 비닐봉투에는 일회용 마스크 10장과 비타민 음료, 그리고 손글씨로 빼곡히 채워진 편지 한 장이 있었다.
이어 ‘항상 도움을 주시는 경찰선생님들 덕분에 안전하게 산다’며 ‘감사드리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마지막으로 이 학생은 자신을 ‘경찰 선생님들께 혼이 난 적이 있는 고3 학생’이라고 소개하며 편지를 끝마쳤다.
파출소 근무자가 바로 남학생을 쫓아갔지만 인적사항도 밝히지 않은 채 사라져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강일파출소는 남학생이 두고 간 마스크와 음료수를 인근 복지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호동 강일파출소 팀장은 “학생도 넉넉지 않았을 텐데 마스크를 조금씩 모아서 가지고 온 것 같다”며 “우리나라가 아직 살기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서로 돕는 모습들을 보고 시민들을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