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오페라 70주년]④창작오페라의 양적 팽창, 하지만 낮은 사회적 인식
IMF로 주춤하다 2000년대 이후 활기...객석점유율은 낮아
편집국|2020/03/30 05:20
|
1999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외환위기로 침체에 빠진 오페라의 활성화를 위해 문예진흥원을 통해 20억원의 국고를 민영 오페라단에 지원했다. 창작오페라 한 작품당 5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까지 제작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2000년대 초반 무렵 창작오페라는 급격한 양적 팽창을 이뤘다.
그러나 초연된 오페라 중 많은 수가 대본이나 음악적 구성의 미흡함을 드러냈고 성급한 제작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기획됐지만 국내에서부터 비난을 받은 경우도 있었고, 처음부터 해외 공연을 조건으로 많은 제작비를 받은 작품 중에 해외 공연 자체가 무산돼버린 경우도 있었다. 당시 제작, 초연된 창작오페라 중에는 거창한 명분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재공연 한번 하지 못한 채 기록으로만 남아있는 경우가 상당수이다.
|
이처럼 2000년대 들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창작오페라는 각고의 노력으로 다른 어느 시기보다 다양하고 진일보한 작품을 많이 선보였다. 따라서 우리 오페라 무대에서 창작오페라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그에 비해 관객들의 인식이나 객석 점유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문제는 그 명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이다. 필자가 2017년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연구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총 272명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창작한 오페라가 존재하는 것을 모른다’는 경우가 120명으로 전체 44.1%로 나타났고, ‘알고는 있지만 관심 없다’고 답한 경우가 112명으로 전체 4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위와 같은 조사 연구가 대한민국 전체 관객의 의견을 완전히 대표하지는 않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필자를 포함해 오페라 중에서도 창작오페라와 관련된 일을 해온 사람들이 보기에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공연예술 중에서 나름대로 70년의 역사를 지켜온 창작오페라가 소비자인 대중에게는 상당한 외면을 받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손수연 오페라 평론가, 상명대 교수(yonu4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