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긴급점검] 고공행진하던 제주항공, 코로나·부채·이스타항공 3風에 흔들리나
문누리 기자|2020/04/10 06:00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영업손실 329억원을 기록해 전년(1012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로써 2017년부터 유지해온 영업이익 1000억원대 ‘릴레이’가 깨졌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709억원에서 -341억원으로 적자전환하는 등 흑자달성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2005년 설립된 제주항공은 지난 15년 간 여행 트렌드 확산에 따른 급격한 LCC업계 성장에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2016년부터 늘어난 자산규모는 2018~2019년 사이 4000억원이 늘어 지난해 기준 자산이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가 ‘장기전’이 될 경우 버틸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업계에 따르면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영업비용 및 이자비용만 계산하더라도 제주항공은 매달 1000억원가량의 지출을 계속해야 한다. 이 사태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제주항공이 모아둔 현금은 상반기 안에 바닥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 부채비율마저 2018년 170%에서 2019년 351%로 급증한 상태라 이자비용 부담은 날로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초 이사회를 통해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취득하기로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도 체결한 상황이다. 인수합병으로 적극적인 시장점유율 확대를 준비해야 할 판에 생존싸움을 벌이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스타항공은 업계 최초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코로나19 이전에는 지상조업 서비스 부문 부진에도 제주항공이 항공기 도입 확대에 따른 여객운송 부문 성장과 호텔 부문의 매출 기여로 전년동기대비 매출 신장을 보였지만, 코로나19에 창출할 매출 자체가 쪼그라들면서 향후 생존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