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트럼프 자금지원 중단, 유감...코로나19 대응 검토할 것”
WHO 사무총장 "미국, 오랜 후한 친구, 계속 그러길"
"적절한 때 WHO 코로나19 대응 검토...통상적 절차...개선 확인"
미 기부금, WHO 예산의 15~20% 차지
유엔 사무총장 "지원 줄일 때 아냐"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0/04/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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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한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WHO에 오래되고, 후한 친구였고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WHO는 미국의 자금 지원 철회가 우리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당면한 부족분을 채우고 우리 업무가 중단 없이 계속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파트너와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비판을 의식한 듯 “적절한 때 회원국과 독립적인 기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WHO의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우리 회원국이 통상적으로 하는 절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개선의 영역이 확인될 것이고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교훈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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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중국 중심적(China centric)’이라고 비판해 왔으며 전날도 “이것은 돈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우리는 5억달러(6000억원)를 쓰고 있는데 중국의 지출은 3800만·3400만·4000만달러, 때에 따라 4200만달러(511억원)”라며 “우리는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WHO의 2018∼2019년도 예산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기여금은 8억9300만달러(1조859억원)다. 이 가운데 의무 분담금은 2억3691만달러(2881억원)로 전체의 22%다.
미국은 의무 분담금 외 WHO의 프로그램에 따라 자발적으로 매년 1억달러에서 4억달러를 기부한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미국의 기여금이 400억여달러로 WHO 예산의 15%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이 올해 분담금 5800만달러(705억원)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고위 당국자는 WHO 프로그램에 지원하던 수억달러는 다른 파트너에게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밤 성명에서 “WHO나 다른 인도주의 기구의 바이러스 퇴치 활동에 대한 지원을 줄일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국제사회가 연대해 협력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미국의 결정은 WHO의 능력을 약화하고 국제 방역 협력을 해치며 세계 각국, 특히 능력이 취약한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미국에 WHO에 대한 의무를 다하라고 촉구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국경을 뛰어넘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은 이날 트윗을 통해 “세계의 보건 위기가 닥친 와중에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는 건 위험한 소리”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