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뭐볼까] ‘엽문4:더 파이널’ 견자단의 마지막 여정이 보고 싶다면
김영진 기자|2020/04/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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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엽문4:더 파이널’(감독 엽위신)은 철부지 아들의 유학을 위해 미국으로 발을 디딘 엽문(견자단)의 이야기를 담았다. 1964년이 배경이지만 현재와 다를 바 없는 동양인 혐오가 만연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엽문은 직접 눈으로 이러한 차별과 박해를 목격하고 아들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다시 한 번 깊게 고민하게 된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자신까지 암에 걸려 하나뿐인 아들의 미래를 어떻게든 책임지고자 했던 엽문은 자신의 제자인 이소룡(진국곤)의 초대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향한다. 일사천리로 모든 게 해결되는 듯 했으나 아들의 추천서가 문제였다. 중화회관 사부들은 미국인들을 상대로 무술을 가르치는 이소룡을 탐탁지 않아 했고 엽문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해 아들의 추천서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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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은 처음 시작된 2008년 당시 크게 성공을 거둔 뒤 시리즈와 번외 편 등이 계속 ‘대박’을 이뤄냈다. 이번 ‘엽문4:더 파이널’은 견자단이 정통 액션 은퇴를 선언한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한때 홍콩 무술스타들의 인기는 할리우드 액션영화에 맞설 정도로 하늘을 찔렀지만 최근에는 홍콩영화산업이 쇠락함에 따라 액션 영화도, 액션 스타들도 점점 발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그 명맥을 겨우 이어오던 견자단이 예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엽문’ 시리즈로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엽문’ 시리즈 자체가 복잡한 구조나 서사를 갖는 작품이 아니며 ‘엽문4:더 파이널’ 역시 단순한 줄거리를 갖는다. 그럼에도 동양인에 대한 차별을 다루며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서양권의 미개한 인식을 엿 볼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엽문이 차례로 이들을 깨어 나가는 과정은 공감과 몰입감을 높여가며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비단 아시아인들만의 문제로 좁히지 않고 흑인들에 대한 백인들의 혐오도 담아내며 다양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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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마지막을 알리는 ‘엽문4:더 파이널’이지만 우리가 모두 예상하는 액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다는 점이 의외로 다가온다. 코로나19 사태와 겹쳐 이러한 지점들이 더욱 진정성을 준다. 중간에 엽문이 그간 지나온 액션신이 망라하는 장면에서는 ‘엽문’ 시리즈를 사랑했던 관객이라면 진한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