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건강] 코로나19 맞서려면 내몸의 NK세포 일깨워라

김시영 기자|2020/04/20 14:05
[원포인트건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건강한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완치 속도가 빠른 반면 기저 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들은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르는 등 개인마다 증상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그 차이는 개개인의 면역력과 관련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비단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평소 면역력을 유지·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면역은 ‘몸속에 들어온 병원 미생물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산해 독소를 중화하거나 병원 미생물을 죽여서 다음에는 그 병에 걸리지 않도록 된 상태나 그런 작용을 말한다. 면역력은 이런 작용을 하는 힘, 외부에서 침투한 병원균에 저항하는 힘이자 자기방어 능력이다.

체내에는 대식세포, T세포, B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가 존재한다. 이 중 최근 주목받는 것이 NK세포다. NK세포는 체내 면역세포 중 유일하게 직접 비정상세포를 찾아내고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는 다른 세포와 달리 세포 표면에 특정단백질(MHC Class I)이 적어지는 등의 이상이 생기는데 NK세포는 이 이상을 감지해 비정상세포를 인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내에 NK세포가 활성화돼 있다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지만, 활성도가 낮을 경우 비정상세포를 구별하는 본연의 기능도 약화될 수 밖에 없어 각종 감염병이나 질병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체내에는 NK세포가 약 1억개가 있고, 간이나 골수에서 성숙한다. 20대에 세포 활성도가 최고치에 이른 후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60대에는 20대의 절반 수준으로, 80대에는 3분의1 수준으로 낮아진다.

암환자 중에서도 특히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환자들의 NK세포 활성도가 일반인에 비해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NK세포 활성도가 낮은 것은 이미 암세포가 생겨 NK세포 활성을 저하시키는 물질이 분비되고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NK세포 활성이 낮아지고 체내 암세포가 자라날 확률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는 NK세포 활성도를 주기적으로 측정하면 암을 비롯한 질병을 조기 진단하는데 유효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NK세포 활성도는 1㎖의 혈액 채취만으로 간단히 측정할 수 있다. 자극인자를 통해 혈액 내 NK세포를 특이적으로 활성화 시킨 후 NK세포로부터 분비되는 인터페론 감마의 양을 효소면역분석(ELISA)으로 측정해 NK세포 활성도를 정량화하는 원리다.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통해 암세포 등 비정상세포의 발생 여부나 앞으로 발병 가능성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유전성 암 검사를 통해 유방암 발병 전에 미리 유방절제술을 받은 안젤리나 졸리도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활용해 암 발병 조짐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K세포 활성도를 높이고 신체 면역력을 높이려면 모든 세포에 영향을 주는 수면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NK세포 역시 수면 시 기능이 활발해지는데,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수면 중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NK세포 증식에 영향을 미쳐 NK세포의 수와 기능이 떨어진다.

환절기에는 체온 유지도 중요하다. 체온이 1도만 낮아져도 면역력이 3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양소가 고르게 든 식단과 적당한 운동도 필요하다. 유익익균이 많이 든 발효 식품이나 곡류·채소류 등 유익균의 먹이가 될 수 있는 식물성 식품 섭취가 좋다. 운동은 주 3회 이상 40~50분간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적절히 혼합해 한다.

권애린 GC녹십자의료재단 전문의는 “개인의 면역력은 올바른 생활습관과 꾸준한 노력으로 개선될 수 있다”며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통해 자신의 면역력을 점검하고 생활습관 등을 개선해 나간다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관에서의 NK세포 활성도 검사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