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사장님’의 눈물은 ‘아르바이트생’때문일까?

최성록 기자

최성록 기자|2020/06/16 06:00
최성록 기자
대한민국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19다. 해외에서 시작된 정체불명의 전염병은 이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나간 사람들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살아남은 자들을 더욱 슬프게 하는 건 따로 있다. 바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불안’과 ‘비관’이다. 이 같은 절망의 원인을 정부와 정치권에서 찾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도 상당수다. 왜 그럴까.

최근 여당은 한 달만 일하다 퇴사한 아르바이트생까지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의 취업과 퇴직이 수시로 이뤄지는 영세자영업자들에게 ‘한 달 퇴직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5% 이상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2017년 6470원이었던 최저시급은 2018년엔 16.4% 상승한 7530원, 2019년도엔 10.9%나 오른 8350원을 기록했다. 물론 2020년 2.87% 오른 8590원에 그치긴 했지만 급격한 인상에 따른 후유증은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반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삶은 시간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이미 지난 1분기 소상공인 폐업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0.2%가 증가했다. 2분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 확실시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힘 빠지게 하는 건 정작 ‘인건비’가 아니다.

처음부터 배제된 채 모든 것을 노동자들의 처우에만 맞춘 정책의 ‘일방성’과 ‘급진성’이야 말로 이들을 절망에 빠트리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경제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대의’때문에 희생만을 강요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치는 제로섬게임과도 같다. 한쪽이 지원을 받을 때 그만큼 소외 받는 곳도 필연적으로 생긴다. 모두가 만족하는 정치를 해야 된다고 요청하는 게 아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달라”는 건 무리한 요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