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여 천하…35년 만에 상임위 독식
임유진 기자|2020/06/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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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29일 오후 본회의에서 지난 15일 6개 상임위원장 선출에 이어 정보위원장을 뺀 17개의 상임위원장을 모두 여당 의원으로 뽑았다.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점체제는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이다.
여당 단독 표결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정성호 △운영위원장 김태년 △정무위원장 윤관석 △교육위원장 유기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박광온 △행정안전위원장 서영교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도종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이개호 △환경노동위원장 송옥주 △국토교통위원장 진선미 △여성가족위원장 정춘숙 의원 등이 선출됐다.
민주당에 따르면 합의문 초안에는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에 대해 집권여당이 우선 선택권을 갖는 것 △전체 상임위원장 11대 7 배분 △법사위 제도 개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국정조사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법사위 청문회 △3차 추경의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 △30일 개원식 개최 등이 담겼다.
양당 원내대표는 회동 결렬 후 곧장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상 결렬의 책임을 떠넘겼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맡게 된 것과 관련해 “통합당이 상임위원장을 배분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면서 “국회 정상 가동과 3차 추경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여당이 제시한 7개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을 후반기 2년만이라도 교대로 하자고 했는데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다른 7개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상생과 협치를 걷어찼다”면서 “민주당이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는데 우리가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들러리 내지 발목잡기 시비만 불러일으킬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야당 의원으로서 역할은 포기하지 않겠다. 국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견제하며 비판하는 것을 더 가열차게 하겠다”면서 “상임위에서 최대한 팩트와 정책, 논리와 대안으로 여당을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단 17개 상임위원장을 맡아 6월 임시국회 회기인 다음달 4일 안에 3차 추경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의장은 통합당이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면 오후 7시 본회의를 열겠다고 공지했지만 통합당이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치자 오후 2시로 본회의 시간을 다시 바꿨다.
박 의장은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과 기업의 절박한 호소를 더 외면할 수 없어 오늘 원 구성을 마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오늘로 21대 국회가 시작한 지 한 달이 됐지만 개원식도, 원 구성도 못 해 국민께 참으로 송구스럽다”면서 “지금이라도 여야가 진정성을 갖고 마음을 열고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