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의 지병 궤양성대장염의 증상·치료법·발병 원인은

닛케이 "복통·설사·혈변·빈혈·발열·체중감소 증상"
"증상에 따라 여러 약 투여...혈구성분·과립구 제거요법, 적출 수술도"
10년 지나면 대장암 리스크 상승
발병원인 미규명...난치병 지정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0/08/28 23:18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8일 오후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궤양성대장염 재발로 사임하겠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궤양성대장염 재발로 28일 사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베 총리가 17세 때 궤양성대장염이 발병했고, 이 지병이 악화돼 2007년 9월 임기 도중에 사임했었다. 아베 총리는 이후 신약 아사콜 등을 복용해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에 염증이 생겨 점막이 상하고 짓무르거나 궤양이 생기는 병으로 복통·설사·혈변 등이 주요 증상이다. 빈혈·발열·체중 감소 등도 나타난다.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가 가라앉은 상태가 반복되는 게 특징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전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하루에도 여러 번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등 생활에 지장을 준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20~30대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장년층이나 어린이에게도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중증을 포함해 환자의 상당수는 통원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완치가 어려워 치료는 증상이 가라앉은 상태를 가능한 유지해 재발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히사마츠 타다카즈(久松理一) 교린(杏林)대 교수는 닛케이에 “증상에 맞춰 약을 투여하고 효과가 있으면 계속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여러가지 약이 있으며 표적으로 삼는 물질이 다르다. 한가지 약이 듣지 않아도 다른 약을 시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약이 잘 듣지 않으면 일본에서 개발된 ‘혈구성분 제거요법’을 실시하기도 한다. 이는 인공투석과 비슷한 수법으로 혈액을 일단 체외로 보내 염증을 일으키는 백혈구 등 특정 혈액 성분을 장치로 제거한 후 혈액을 체내로 되돌리는 치료법이다.

백혈구의 하나인 과립구 제거요법(GCAP)도 치료법 중의 하나라고 한다. 치료는 주 1회 정도 속도로 10회 정도 실시한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중증일 경우 대장 적출 수술도 검토된다. 건강한 사람의 변에서 추출한 장내 세균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변이식’ 등의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궤양성대장염을 오래 앓으면 대장암에 걸릴 수 있는데 발병 10년이 지나면 그 리스크가 올라간다고 한다. 대장 점막에 염증이 계속되기 때문에 암이 생기기 쉽다는 설명이다.

궤양성대장염 환자는 구미에 많지만 식생활의 서구화나 유전자 등 복수의 원인으로 일본에서도 증가 추세에 있으며 현재 22만명이 이 병을 갖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의 면역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병에는 유전자 요인과 음식이나 장내 세균의 상태 등 여러가지 환경 요인이 겹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하지만 발병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고 완치가 어려워 일본 정부에 의해 난치병으로 지정됐다.

스트레스 등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베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으로 147일 동안 쉬지 않고 출근할 정도로 업무가 가중된 것이 지병을 키웠다는 분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