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과대포장으로 쓰레기 나라 돼 간다
업계마다 폐기물 줄이려 자구책 마련…소비자 만족시키기엔 역부족
업체들 "배달 한 건당 배송수수료 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개선책 강구중"
김예슬,이주형 기자|2020/09/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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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중랑구에 사는 주부 채모씨(38)는 수도권 지역에 한해 각종 신선식품과 식료품을 다음날 아침까지 배송해주는 사이트의 단골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트 방문이 꺼려지는 요즘 더 자주 이용한다. 해당 업체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스티로폼·플라스틱·아이스팩 등의 사용량을 줄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채씨는 체감하지 못한다. 물건들은 여전히 개별 포장되고 있고, 박스 안은 완충재로 가득해 분리수거함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가득차 버린다.
새벽 배송은 신선식품 비중이 높아 변질·파손을 막기 위해 일회용품을 과도하게 사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관련 업계에서도 이런 비판을 마냥 무시한 것은 아니었다. 업계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스티로폼 및 아이스팩 수거 서비스를 실시해 재활용률을 높여왔고, 종이박스 대신 다회용 에코백을 사용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그러나 소비자를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새벽 배송을 이용하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는 ‘한번 주문할 때마다 일회용품이 과하게 많이 나온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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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상자만 스티로폼에서 박스로 바뀌었을 뿐 안에 든 물품은 모두 개별 포장”이라며 “하나하나 정리할 때마다 이게 다 쓰레기라는 생각만 든다”고 덧붙였다.
지나친 포장은 소비자들의 불만만 고조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배달원들의 피로도 가중되고 있다. 이날 새벽에 만난 배달원 안모씨(29)는 “택배송장을 보면 물품을 알 수 있는데, 여전히 물품보다 상자가 심하게 크거나 상품 하나당 상자 하나씩 포장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배달하러 가보면 전날 배송한 상자를 그대로 내놓은 집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자가 크거나 많으면 당연히 배달하기 불편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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