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피살 공무원 아들 편지에 “나도 마음 아파”(종합)
"아버지 잃은 아들 마음 이해…조사·수색 결과 기다려보자"
A씨 아들 "월북 이치에 맞지 않아…아빠 명예 돌려달라" 호소
이석종 기자|2020/10/0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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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문 대통령은 “해경이 여러 상황을 조사 중에 있으니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 보자”며 “어머니, 동생과 함께 어려움을 견뎌내기 바라며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내부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고 이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이 메시지 외에 답장도 직접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편지 내용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한 것은 지난달 해경의 중간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최종 결과를 지켜보자는 뜻”이라며 “그와 별도로 해경이 시신 수색을 거의 보름 이상하고 있는 만큼 그런 상황까지 포함해서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 공동조사와 군 통신선 연결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아직 알려드릴 내용은 없다”며 “계속 (북한의) 반응이 없을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말씀드리기도 어려운 만큼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앞서 고등학교 2학년인 A씨의 아들은 이날 언론에 공개한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정부의 ‘월북’ 설명이 이치에 맞지 않다”며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A씨 아들은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의 키에 68㎏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특히 A씨의 아들은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냐”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A씨의 아들은 “초등학교 1학년인 동생이 아빠가 해외로 출장 가신 줄 알고 있다”며 “이런 동생을 바라봐야 하는 저와 엄마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다”며 아픔을 호소했다.
A씨의 아들은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며 “하루빨리 아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